주주연합 지분율 10% 초과...회사재산 ‘보전처분’ 신청
다보링크 헐값 매각 저지...씨디에스 측 지서현 대표 복귀
주주연합 경영권 확보 가능할까...“향후 전개 양상 주시”
테라사이언스의 알짜 자회사 다보링크를 헐값에 처분하려던 기존 최대주주 씨디에스홀딩스의 시도가 무산됐다. 소액 주주들이 연합해 회사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을 신청하면서다.
씨디에스홀딩스는 지난 3월경 테라사이언스 보유지분 전량을 반대매매(주식담보대출의 담보권 실행)로 상실한 바 있다. 시한부 경영권을 유지한 상태로 기업가치에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매각딜을 추진하면서 배임 및 뒷거래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다보링크 사태로 주주연합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테라사이언스는 경영권 변동 관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는 전일 주요 자회사인 다보링크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양수도 거래의 철회 사실을 공시했다. 철회 사유는 거래 상대방인 엔포스페이스의 잔금 미지급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주식양수도 거래가 사실상 주주들의 사법적 대응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라사이언스 경영진과 양수측인 엔포스페이스가 한통속으로 다보링크 처분을 추진하던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연합해 제동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테라사이언스 주주 54인은 지난달 20일 보유지분 합계 1048만1903주(10.96%)를 근거로 부산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및 회사재산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이달 1일 테라사이언스에 보정명령을 전달했다.
신청인 측이 제기한 보전처분은 기업의 가치유지를 곤란하게 하는 재산처분행위를 방지하는 목적을 가진다. 신청인 측은 테라사이언스 파산을 야기할 수 있는 행위 및 시도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 회생절차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회사재산 관련 사법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다보링크 처분 역시 동결·계류됐고, 잔금 미납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씨디에스홀딩스도 출구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양상이다. 씨디에스홀딩스 측이 선임한 지서현 테라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엔포스페이스와의 다보링크 매각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지난 5월 29일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으며, 씨디에스홀딩스 역시 자연스레 퇴장 수순을 밟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이 회생절차 개시신청 등 사법 대응에 나서며 다보링크 매각이 어려워지자 지난달 26일 지서현 대표가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당장 보유지분이 없는 씨디에스홀딩스가 소액주주 측의 도전에 직면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법 대응에 나선 소액주주들의 합계 지분율이 10%를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마음만 먹는다면 다음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씨디에스홀딩스가 당장의 경영권을 활용해 어떤식으로든 편익을 도모하려는 시도를 멈출 것이라 낙관하기도 어려워 향후 분쟁 전개 양상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