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플랜트 1공장 착공나서
셀트리온에 삼바 5공장, SK바사 R&PD센터까지
투자유치 유리하고 세제혜택·인천공항 등 접근성 높아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K-바이오 양대 산맥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지 수년이 지났다. 이후 인천 송도가 바이오 클러스터(기업·대학·연구소가 밀집해 시너지 창출)로 각광받으면서 후발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까지 앞다퉈 인천 송도로 모여들고 있다.

20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7월 3일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착공식을 진행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이 새 먹거리로 집중육성 중인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세계 10위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목표로 2030년까지 각각 12만L 위탁생산(CMO) 공장 3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 본사가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고 있다. 생산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미국 시러큐스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고 뒤이어 인천 송도에도 공장 건설에 나섰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도 건립한다. 스타트업과 벤처 등이 롯데바이오캠퍼스 내 시설을 활용하게 하고 협력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재계 내 바이오 부문 후발주자인 롯데가 생산 공장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는 업계 안팎의 관심사였다. 충북 청주시 오송지역도 국내 바이오 밀집지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의 선택은 송도국제도시다.

셀트리온이 2005년에 송도 1공장을 준공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11년 송도에 기반을 두고 설립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총 3257억원을 투자해 ‘송도 글로벌 리서치&프로세스개발(R&PD) 센터’를 건립하고 다음해 상반기 중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바이오 기업들이 이미 밀집돼 있어 롯데 입장에서도 큰 고민 없이 거점을 송도로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바이오 기업들이 송도에 몰리는 이유는 경제자유구역으로 투자유치에 유리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위치해 해외 교류가 잦은 바이오 업종에 접근성을 더해준다.

또 송도에 머크, 싸이티바, 써모피셔, 생고뱅 등 글로벌 바이오 소재·부품 기업이 입점해 있어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송도에 건축될 'K-바이오 랩허브'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송도에 건축될 'K-바이오 랩허브'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바이오 클러스터 구성을 위한 산·학·연, 모두가 적절하게 마련돼 있다. 송도에는 60여개의 국내외 산·학·연 기관이 들어섰고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부속병원이 위치해 있다.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는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가 구축되고 있다. 이는 ‘나이버트(NIBRT)’ 프로그램으로 바이오 시설을 활용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이다.

또 송도는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는 바이오 인력 훈련시설인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사업을 유치했다. 매년 수천 명의 바이오 인력 양성이 더욱 원활해졌다.

이러한 바이오 클러스터가 구성된 유명한 사례는 보스턴이다. 보스턴에는 1980년대부터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등 명문대학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GSK, 머크,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등 약 2000개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이 모였다. 세계 10대 제약사 중 9개가 보스턴 클러스터에 위치할 정도다.

우리 정부도 송도를 ‘K-바이오 랩허브’ 구축 기지로 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는 2025년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K-바이오 랩허브가 구축되면 초기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과 장비, 보육 공간은 물론 사업기획과 연구개발, 투자, 기업·대학·연구소·병원·투자자 등 관련 기관과의 교류 등으로 스타트업의 초기창업 부담이 줄고 성장 지원 체계가 갖춰진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대기업 간 기술 유출 우려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완벽하게 이뤄지기 쉽지는 않지만 협업을 시도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며 “송도라는 지역에 집적하는 장점을 활용해 산·학·연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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