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 사진=IR큐더스
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 사진=IR큐더스

코스닥 상장사 한주라이트메탈이 2023년 1월 코스닥 상장 이후 전환사채(CB) 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외부 자금 조달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이 악화하고 부채비율이 433%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주주를 대상으로 자금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상장주식 수가 67% 늘어나고,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0% 미만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3100원)와 비교해 54%에 해당하는 주당 1680원으로 유상증자 청약자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주라이트메탈은 13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218억4000만원의 시설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주배정일 기준일은 이달 13일까지고, 기존 주주들의 청약은 내달 20~21일, 자금 납입일은 내달 28일이다. 기존 주주에게 보유 주식 1주당 0.6360073299주를 배정한다.

◆최대주주 지분율 10% 미만까지 낮아질 전망

이에 따라 신주 1300만주는 7월 12일 코스닥 시장에 추가 상장될 예정이다. 증자전 주식 수는 1943만5815주인데 약 67%에 해당하는 신주가 늘어나게 된다. 회사는 이에 대한 ‘당근’격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1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무상증자로 보통주 648만7163주, 기타주(우선주, RCPS) 20만840주가 7월 19일 추가 상장된다.

이번 유상증자에 최대주주는 15% 비중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최대주주는 이용진 대표이사로 351만2900주(17.19%)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신주의 15% 참여시 384만8034주(11.51%)로 보유주식은 늘지만, 지분율이 내려가며 앞서 발행한 5회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및 4회차 전환사채(CB) 물량이 전량 주식 전환될 시 9.56%까지 지분율이 낮아질 예정이다.

◆유증 목적은 시설 투자…최근 3년간 악화한 실적, 반등할 수 있을까

유상증자 목적은 ‘시설투자’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앞서 지난해 현대차동차 차세대 전기차 전용 ‘eM’플랫폼에 필요한 경량화 부품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어 이와 관련된 시설 투자에 이번 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사측에 따르면 제네시스 세단 및 SUV 4개 차종에 총 6개의 경량화 부품 수주를 완료했으며, 계약기간은 내년부터 2033년까지로, 총 계약 규모는 약 4000억원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이 현대차에 공급하는 ‘크로스맴버’ 부품은 고급 제네시스 세단에 일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미 납품된 한주라이트메탈의 제품이 차량 경량화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 eM플랫폼 전기차 외에도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대규모 증설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시설투자를 3년간 두 차례에 걸쳐 약 580억원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1차 시설투자 예상금액인 260억원 중 218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 2차 시설투자금 약 320억원은 금융권 차입을 추가 진행한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최근 3년간 실적이 악화하며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려왔고 재무 부담 우려가 큰 상태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은 ▲1890억2378만원 ▲2324억9685만원 ▲2209억8185만원으로 2000억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7570만원 ▲52억5494만원▲마이너스(-)135억7502만원으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 전환한 상태여서 본업에 대한 수익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채비율 지난해 433%, 재무부담 커

부채비율도 산업 평균을 웃돌 정도로 높다. 지난해 기준 433.3%로 통상적인 산업평균 부채비율 수준인 110~120% 범위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총 자본 중 외부 조달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총차입금의존도도 52.2%로 높아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9일 공시 기준 한주라이트메탈의 단기차입금은 572억8500만원으로 만기연장을 계획하고 있고, 일부 담보 또한 제공되어 있다. 담보설정금액은 780억4400만원으로 차입금대비 255.8% 수준을 나타내 담보설정금액에 대해 추가 차입 여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주라이트메탈은 2023년 1월 IPO 당시 201억5000만원을 조달한 이후, 같은해 4월 RCPS 발행으로 30억원, 이어 6월 4회차 CB 200억원, 이달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218억원가량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1년 5개월간 총 650억원 가량의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모습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의 2023~2024년 주가 추이. 차트=네이버 증권
한주라이트메탈의 2023~2024년 주가 추이. 차트=네이버 증권

◆유증 청약, 실권주 발생 우려의 시각

이 기간 한주라이트메탈의 주가는 24일 오전 11시 43분 장중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해 4월 전고점(8240원) 대비 67% 가량 하락한 2735원대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53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 회사의 실적마저 악화한 상황이라 이번 유상증자 청약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워낙 주가가 낮아진 상황이라 단기 차익을 노리고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고자 하는 투자자도 일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실권주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데 외부 자금을 계속 유치하는 것으로 봐선 악성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최대주주(이용진 대표)가 배정된 15% 물량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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