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유 교수, 홍성국 의원 저출산 관련 기조연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파이낸셜투데이가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포럼(FIF 2024)’을 열어 ‘인구·미래·공존’이라는 주제로 저출산 위기를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하나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다수의 불안을 없애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드는 사회 구조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선 ‘FIF 2024’가 열린 가운데 저출산 위기와 관련해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기조 연설에 나서 인구 문제의 심각성과 해법에 대해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김정석 한국인구학회장을 좌장으로 하는 4인 전문가들의 좌담회도 꾸려졌다. 

한병인 대표이사는 이날 개회사를 전하며 “추위가 물러나고 새 생명이 싹트는 시점”이라며 “정부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출생률은 줄고 있다. 5년 전과 비교해 둘째 출생률은 40% 이상 감소하며 국가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 소멸, 국가 존립 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인구 미래 공존으로 주제를 잡은 것도 국가적 아젠다(Agenda)인 인구 문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인사이트 포럼을 기획했다”며 “파이낸셜투데이는 앞으로도 정도를 걷는  진실된 저널리즘을 위해 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사전 촬영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김 의장은 "우리나라 최고 규범인 헌법에 저출생 대책의 핵심인 보육, 교육, 주택 정책을 국가과제로 명시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김형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은 "기존 저출생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티핑포인트에 다다른 만큼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은 "이번 포럼이 희망찬 미래를 그려나가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나가는 중요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첫번째 기조연설에는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나섰다. 김 교수는 “기존 기성 세대에겐 가난이 있었더라도, 그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며 “현재 청년들은 과거보다 풍요로워졌더라도 절망에 빠진 상태다. 이러한 희망 없는 사회 속에 저출산의 탓을 청년에게 돌리는 기성세대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저출산의 원인으로 ▲인구 과잉 ▲ 과당 경쟁 ▲저성장을 꼽았다. 그러면서 일자리 수도권 집중 현상과 경제성장률 대세 하락 등을 ‘인재(人 災)’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범사회적 목표의 효과적 달성을 위해 대통령실에 상설특별조직을 설치해야 한다”며 “4차산업혁명을 조속히 진행시키고 수도권 집중 현상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당장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의 진행 속도보다 저출산으로 향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얘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정부로부터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수축사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경석 기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수축사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경석 기자

김 교수에 이어 베스트셀러 ‘수축사회’의 저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KDB대우증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를 지낸 뒤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피할 수 없는 수축사회에 접어들었다”며 “상속, 소득, 교육 등 불평등의 종류가 굉장히 많은 사회에 살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도 불평등이 야기됐다. 복합 불평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철학 ▲미래 ▲학습 ▲자조 ▲조직력이 현재 수축사회를 돌파할 수 있는 5가지 원칙이라며 이 요소들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장인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장윤제 법무법인 세종ESG연구소장,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정석 한국인구학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저출산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사진=한경석 기자
(왼쪽부터)장인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장윤제 법무법인 세종ESG연구소장,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정석 한국인구학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2024 파이낸셜투데이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저출산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사진=한경석 기자

마지막으로 김정석 한국인구학회장(동국대 사회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고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장인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장윤제 법무법인 세종 ESG연구소장이 함께한 좌담이 진행됐다.

장인수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의 방향은 무의미했다. 사회 구조의 개혁 없이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부분인데 정부나 지자체에선 사회 구조 개혁을 위한 노력조차 안 하고 있다”며 “사회 구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제 소장은 “미혼이자, 좌담회 참석자 중 가장 젊어 MZ세대를 대변해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ESG 관련 업무를 하다보면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다 보니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기후 변화든 인구 문제든 근시안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영수 교수는 “국내 기업이 과거 개도국 시절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한다. 성과를 책정하는 방식이 공정한가? 왜 20대라는 이유로 저임금을 받아야만 하나, 이 부분이 MZ세대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불만의 요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미래가 없기에 MZ세대는 저축도 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 미래가 없는데 무슨 저축을 하고 출산을 하겠나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아예 정년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불안한 청년의 수를 줄일 수 있는 ‘키(key)’는 기업에게 있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모든 걸 해결하진 않는다”고 얘기했다.

김정석 한국인구학회장은 “기업이 저출산 극복의 핵심적인 주체가 된다고 가정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규모의 특성을 고려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견해를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