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돌니실롱스크주 브로츠와프 인근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돌니실롱스크주 브로츠와프 인근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주요 2차전지 업체 5곳 중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대해 긍정적인 신용 전망이 나왔다. 이밖에 SK온,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선 수익성 회복이 제한적이고 재무 부담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는 2차전지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판가 하락과 가동률 저하로 상반기 실적 부진이 예견된 가운데 신규 진입 확대와 성장 둔화로 경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차전지 셀, 소재 기업에 대한 신용 전망을 내놨다.

특히, 2차전지 셀 기업은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우수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이익 규모를 확대하며, 차입금 증가에도 현 수준의 채무 상환 능력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에 대해선 “광물 가격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며, 설비 투자로 차입 규모가 지속 확대됨에 따라 재무 부담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 셀 기업으로는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AA/안정적)과 SK온(A+/안정적)에 대해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4개 OEM 기반 높은 수준의 사업안정성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말 기준 500조원의 수주 잔고와 글로벌 3위 시장 지위(2023년 시장점유율 13.6%), 4개 OEM(GM·스텔란티스·현대기아·혼다)과의 조인트벤처(JV) 관계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의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2023년 10조원의 설비투자(CAPEX)가 진행됐고 올해에도 유사한 수준의 투자가 예상되나, 미국 JV 거점 확대를 통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높은 기업가치와 추가 유상증자 여력, LG화학의 주력 자회사인 점 등을 고려하면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며 “실적 성장에 따른 이익 창출력 개선 등으로 우수한 채무 상환 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K온에 대해선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5위(4.9%), 비중국 시장점유율 4위(10.7%) 등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며 “적극적인 증설로 생산능력과 매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나, 광물 가격 하락 영향이 지속되고 연내 헝가리와 중국 신규 공장 가동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예상돼 수익성 회복 수준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신규 공장 가동률 상승 ▲광물 가격 영향 축소 ▲AMPC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퓨처엠, 대규모 CAPEX에 재무부담 가중

2차전지 소재 기업 가운데에선 ▲포스코퓨처엠(AA-/안정적) ▲에코프로비엠(A/안정적) ▲SK아이이테크놀로지(A/안정적)에 대한 신용 전망을 전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설비투자는 2022년 6658억원, 지난해 1조3645억원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재무 부담이 늘고 있다.

지난해 기초소재 부문(내화물·라임화성(생석화, 화성품 가공))은 판매량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에너지소재(양극재·음극재)사업의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반영과 적자 전환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 줄어 약 359억원을 기록했다.

차입 규모는 2022년 1조4000억원에서 2023년 3조원 규모로 증가했으며, 부채비율은 2022년 75%에서 2023년 142.6%로 높아지는 등 재무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적극적인 설비 확충 계획을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에코프로비엠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 양호한 채무 상환 능력 유지 예상

에코프로비엠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삼원계 양극재 시장 글로벌 1위의 우수한 시장 지위력을 바탕으로 주요 원재료인 리튬과 전구체의 계열 내 조달 등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한 상태로 평가된다.

박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성장률 둔화로 단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확대됐지만, 중장기 실적 성장은 견조할 전망”이라며 “단기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재무구조는 다소 저하될 전망이나,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이 제고됨에 따라 양호한 채무 상환 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중국 분리막기업인 ‘상해은첩(SEMCORP)’, 일본 종합 화학 기업 ‘아사히카세이’ 등과 글로벌 톱3의 시장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2차전지용 분리막 업체다.

박 연구원은 “분리막 사업 특성상 타 2차전지 소재 대비 감가 비중이 높고 설비 가동률에 따른 수익성 변동폭이 큰 편이나, 회사의 시장 지위와 우수한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부터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의 증설을 순차적으로 완료한다. 올해 3억4000만㎡, 내년 8억6000만㎡ 규모를 추가할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증설 투자 부담에 차입금이 늘겠지만 생산능력 확대에 기반한 이익 창출력 제고로 현 수준의 차입금 대응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부터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조건으로 비중국 분리막 사용이 필요해짐에 따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판매 실적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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