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8일(현지시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S&P글로벌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해 증권업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부정적’ 등급 전망은 앞으로 1∼2년간 부동산 관련 위험이 국내 증권사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S&P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평균 약 30%로 추산된다.

S&P글로벌은 미국·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등 국내 증권사의 해외 대체 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S&P글로벌은 “해당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라고 강조했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 실패 가능성과 유동성 위기, 그에 따른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도 증권업의 하방 요인으로 설명했다.

S&P글로벌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1∼2년 이내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몇 년 동안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고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시장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이며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고려해 정부는 점차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선 “지난해 평균총자산이익률(ROAA)은 잠정 실적 기준 약 0.8%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2019∼2021년 평균인 1.6% 대비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과 관련해선 “지난해 평균총자산이익률(ROAA)은 잠정 실적 기준 약 0.3%로 2021년 1.0%, 2022년 0.7%보다 내려갔다”며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적립, 손상차손 인식 등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선 “지주사 산하 다른 금융 계열사로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대비 높은 부동산 익스포저는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위험조정자본비율(RAC)이 지속적으로 7%를 하회하거나 공격적인 발행어음사업 확장 과정에서 조달·운용의 만기 불일치 확대로 유동성 수준이 크게 악화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에 대해 전망한 S&P 글로벌은 글로벌 자본, 원자재 및 자동차 시장에서 신용 평가, 벤치마크, 분석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국 뉴욕 거래소에 1979년 상장한 기업으로 8일 종가 기준 177조 5056억원의 시가총액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16조5497억원 영업이익 5조3236억원으로 32%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