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푸본현대생명
사진=푸본현대생명

푸본현대생명의 보험손익률이 업권 평균을 밑돌면서 회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은 21일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보험금지급능력 등급은 AA-, 무보증 후순위사채 등급은 A+으로 유지했다.

나신평은 등급 전망을 변경한 것과 관련 ▲전반적인 보험 이익 창출력 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높은 원가의 보험계약 증가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하방 위험이 상존한 점 ▲모 그룹(대만 푸본생명)의 재무적 지원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됐으나, 규제 대응 수준이 미흡한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은 퇴직연금 위주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중하위권 생명보험사다. 1989년 6월 ‘대신생명보험’으로 설립된 푸본현대생명은 2003년 ‘녹십자생명보험’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2012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뒤 2018년 8월 대만의 생명보험사인 푸본생명이 경영권을 확보해 푸본 계열로 변경됐다.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중대형사와 비교해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채널 효율성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보험 포트폴리오의 가시적인 질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3Q 누적 기준 보험이익 121억원 적자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보험이익은 12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의 주요 요인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나신평은 “이와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회사의 보험손익률은 업권 평균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며 “보험계약의 미실현이익에 해당하는 보험계약마진(CSM)규모가 경쟁사 대비 열위하기에 근원적으로 보험이익창출력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은 보장성 보험을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신평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CSM 규모는 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예상한다”면서도 “보장성보험 시장의 높은 경쟁과 회사의 경쟁력,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보험 위주로 이뤄진 보험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CSM 규모 증가 추세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축적되고 있는 CSM은 장기간 이익으로 전환되며 보험사의 이익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보험이익창출력 개선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영업 부문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투자손익은 24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긴축 전환 이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해외주식 및 채권에서의 평가손실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나신평은 “시중금리 수준이 높아져 이자수익과 같은 경상수익 규모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이에 상응해 늘어난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에서의 고원가성 보험계약은 상당 기간 회사의 이자마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모 그룹 재무적 지원에도 규제 대응 수준 미흡 평가 

푸본현대생명은 모 그룹의 재무적 지원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됐으나, 규제 대응 수준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우선주 포함 총 6190억원의 유상증자(푸본생명 증자액은 약 4540억원)가 시행되었으며, 모기업인 푸본생명으로부터 2021년 4580억원, 지난해 3925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금 납입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2022년 말 대비 감소했다. 이는 39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회계기준 전환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나신평은 “회계기준 변경이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약 5000억원 수준”이라며 “향후 시중금리 수준이 낮아지면 하락한 자기자본비율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나, 고금리 시대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거시경제 요인 등을 고려할 때 회복 정도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K-ICS(킥스, 신지급여력제도)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 이상이다.

다만, 경과조치 적용 전 K-ICS비율은 매우 열위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나신평은 “외화 유가증권, 해외주식 등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운용으로 인한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과 시장위험 증가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상품의 낮은 듀레이션(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과 보험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하면 보험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푸본현대생명 수익성 지표 추이
푸본현대생명 수익성 지표 추이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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