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출시 미루고 ‘완성도’ 택했던 지난해
“올해는 하이브IM ‘퍼블리싱 사업 원년’”
‘넥슨 출신’ 정우용 리더십 본격 시험대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영모 플린트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박지원 하이브 CEO. 사진=하이브IM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영모 플린트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박지원 하이브 CEO. 사진=하이브IM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 의장 관점에서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된,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였다. 고객의 시간을 가치있게 점유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의 숙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란 비전을 가진 하이브가 게임 사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새롭고 즐거우며 다채로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2’에 직접 참석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일성이었다. 당해 하이브는 게임 사업 총괄 법인 하이브아이엠(이하 하이브IM)을 설립하고 관련 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은 하이브IM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전신(리듬게임 개발사 수퍼브) 시절부터 서비스해오던 리듬 액션 게임 ‘리듬하이브’를 제외할 시, 포트폴리오 내 타이틀은 2022년 6월 출시한 ‘인더섬 with BTS’가 유일하다.

다만 신작 출시 등 불가피하게 순연됐던 계획들을 정상화하고, 올해에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연초부터 강하게 내비치는 모양새다.

실제로 하이브IM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2년 9월에는 마코빌과 ‘프로젝트 오즈’와 ‘배틀리그 히어로즈(과거 프로젝트 B)’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플린트에서 개발하고 있는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이하 별이되어라2)’의 퍼블리싱권을 따냈다.

하이브는 마코빌과 플린트 두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정됐던 신작들의 론칭이 순차적으로 연기됨에 따라 끝내 하이브IM 이름을 건 게임은 지난해 하나도 출시되지 않았다.

하이브IM이 선보이고자 했던 게임들은 하나같이 출시를 목전에 두고 마지막 허들을 넘지 못했다. 마코빌이 개발하고 있던 ‘배틀리그 히어로즈’는 작년 11월 캐나다 등 글로벌 일부 권역 론칭을 앞두고 무기한 출시 연기를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IM은 ‘프로젝트 오즈’만 퍼블리싱하고 ‘배틀리그 히어로즈’는 마코빌이 자체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플린트가 개발한 ‘별이되어라2’ 역시 작년 10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제기된 피드백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단행하고자 출시 일정까지 미뤘다. 해당 테스트 직후 김영모 플린트 대표는 ‘디렉터의 편지’를 게재하며 구체적인 개선 방향성을 안내했으며, 이후 개발자 편지를 통해 꾸준히 진척도를 알려오고 있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이처럼 고삐를 죄고 있는 개발사들과 함께 올해에는 반드시 준비해온 것들의 결실을 맺겠다는 게 하이브IM의 신년 포부다. 담금질을 마친 ‘별이되어라2’의 올 상반기 론칭을 시작으로 주요 라인업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올해를 ‘퍼블리싱 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

이를 위해 최근 하이브IM은 국내 게임사 액션스퀘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던전 스토커즈’의 퍼블리싱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액션스퀘어 스튜디오 HG에서 개발 중인 ‘던전 스토커즈’는 ‘다크 앤 다커’로 대표되는 던전 크롤러 장르 게임으로, 미형의 캐릭터 디자인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던전 스토커즈’가 최근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포함 두 차례의 테스트를 실시하며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를 확충시키고자 했던 하이브IM과 글로벌 규모의 퍼블리셔가 필요했던 액션스퀘어 상호 간 목적이 맞아떨어진 협력으로 해석된다.

게임 개발이 완료되고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확정되면 퍼블리셔로서의 하이브IM 역량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상기한 벨트스크롤 액션 RPG ‘별이되어라2’와 익스트랙션 기반 던전 크롤러 ‘던전 스토커즈’외에도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 ‘프로젝트 오즈’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상황.

하이브 소속 가수를 활용한 리듬·퍼즐 등 기존 하이브IM 게임과는 타겟 유저층부터 장르 및 플랫폼까지 명확하게 다른 타이틀들이다. 달리 말하자면, 하이브IM를 이끌고 있는 넥슨 디렉터 출신 정우용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발휘돼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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