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작년 상반기엔 지속 하락...하반기부터 반등
금융지주 가계대출 증가율 2% 내 관리...“금리 고삐도 조일 듯”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해 하반기 무렵부터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역시 예년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5대 시중 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가 전 분기(지난해 3분기)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취급액은 기준일 직전 1개월간 취급된 공시 대상 대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말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별 분할 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를 보면 ▲NH농협은행 4.79% ▲신한은행 4.59% ▲KB국민은행 4.58% ▲우리은행 4.55%▲하나은행 4.51% 순으로 높았다.

이는 전분기(9월말) 같은 기준 평균금리 대비 모두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 증가율을 보면▲우리은행 1.16%p ▲신한은행 1.08%p ▲하나은행 0.82%p ▲NH농협은행 0.65%p ▲KB국민은행 0.53%p 순으로  0.53~1.16%p 내에서 평균금리가 올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중 금리가 낮아지며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3분기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및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등 부실 위험이 고조되면서 금융권 전반이 재차 고삐를 조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2022년 말 5% 이상의 높은 금리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2분기말 4%대 초반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PF발 부실채권 리스크가 현실화됨에 따라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관리 역시 더 엄격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금융당국은 상환 여력이 있는 만큼 대출하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적용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변동·혼합·주기형 대출상품에 대해 미래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가 올해 안에 도입된다. 내달 은행권 주담대를 시작으로 상반기 내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도 DSR을 적용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을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추기 위함이다.

여기에 5대 금융지주가 호응하고 나섰다. 전일(18일) 당국과 금융권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점검 회의’에서 5대 금융지주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정부의 경상성장률 전망치(4.9%)의 절반 수준인 1.5~2%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5대 주요 은행들은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출금리를 상향하거나 최소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출 고삐를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막대한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 등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취지의 정책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올해엔 부동산 경기 부양책 등 외부적 요인이 어느 정도 통제될 것”이라며 “금융권 내부적으로도 금리 고삐를 조이며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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