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6일 지스타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6일 지스타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돌아왔다. 2015년 마지막 참가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회사의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더 적극적으로 이용자의 목소리를 청취하고자 게이머가 있는 오프라인 현장에 개발진들이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200부스 규모로 조성된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전시관은 장르·플랫폼 다각화를 도모하는 회사의 방향성이 한껏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PC·모바일뿐만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기기로도 출품작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연대가 마련됐다.

엔씨소프트의 이번 지스타 출품작은 ▲LLL ▲배틀 크러시 ▲프로젝트 BSS ▲쓰론 앤 리버티(TL) ▲프로젝트 G ▲프로젝트 M ▲퍼즈업: 아미토이 등 7종이다. 개중에서 시연존에서 플레이 가능한 타이틀은 ▲LLL ▲배틀 크러쉬 ▲프로젝트 BSS 등 3종으로, 이벤트존에서는 최근 출시된 ‘퍼즈업: 아미토이’도 체험 가능하다.

시연 타이틀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느꼈던 소회는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은 소위 때깔부터가 다르다는 것이다. 비록 오늘날 엔씨소프트라는 회사에 대한 색안경을 낀 일각의 시선도 있지만, 그들조차도 수긍할 만큼 완연한 세련됨이 느껴졌다.


◆ 엔씨표 액션 난투 ‘배틀 크러시’, 손맛은 확실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배틀 크러쉬(BATTLE CRUSH)’는 엔씨소프트가 내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 ▲스팀(PC)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좁혀지는 지형과 다가오는 적들 사이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최후의 우승 팀이 탄생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탈락 후 관전하던 모두가 함성을 내지를 정도로 게임의 긴장감과 몰입도는 높은 편이었다.

▲약공격 ▲강공격 ▲궁극기 등 총 3종의 공격 기술로 나뉜 간결한 조작은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그렇다고 마냥 쉽지만은 않다.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회피’와 ‘가드’ 기술도 존재하며, 한발 더 나아가 각 공격·방어 스킬은 캐릭터에 따라 ▲거리 ▲타이밍 ▲기력 소모량이 서로 다르기에 보다 전략적 플레이를 요구한다. 진입은 쉽지만, 숙달은 어려운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배틀크러쉬의 전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좁혀진다. 이용자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며, 이를 역이용해 상대를 전장 밖으로 떨어뜨려 승리할 수도 있다. 물과 수풀 등 가지각색의 지형지물들을 잘 활용하면 초심자들도 우승에 가까워지는 것이 어렵지 않다.

▲포세이돈(Poseidon) ▲우루스(Urus) ▲롭스(Lops) 등, 신화 속 인물을 모티브로 고유한 액션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들은 재미를 한층 배가했다. 캐릭터 중에서는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매력 있는 공룡 캐릭터들도 존재하니, 이번 시연 중에 체험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 ‘프로젝트 BSS’, 반가운 ‘블소’ IP에 기대 이상의 손맛 

‘프로젝트 BSS(Project BSS)’는 2024년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수집형 RPG 신작이다. ‘블레이드 & 소울’의 세계관을 활용했으나, 원작과는 다른 스토리와 플레이 스타일로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은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신규 캐릭터인 주인공 ‘유설’의 여정을 따라 개성 넘치는 60여명의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포화란’과 ‘이오락’ 등, 원작을 좋아했던 게이머들이라면 반가울만한 캐릭터들도 대거 포함돼있다. 개중에서 5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나만의 팀을 꾸리게 되는데, 전투력 위주의 팀 구성을 지양하고 환경과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전략적 덱 빌딩을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게임의 전투는 매우 독특했다. 일반적인 RPG 게임 전투 방식인 ‘필드 모험’과 턴제 카드게임을 연상시키는 ‘전술 전투’ 두 가지가 혼용된다. 특히 필드 모험의 경우, 끊임 없이 5개 캐릭터들의 스킬을 시전하는 동시에 보스의 기술을 ‘흘리기’로 회피하는 손맛이 제법 좋았다. 

PC 버전의 경우 철저하게 게임의 플레이가 왼손으로만 전개됐다. 오른손으로 쥔 마우스는 카메라 시점을 변경하는 용도가 전부였고, 마치 FPS 장르 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색다른 플레이 경험과 이에 따른 타격감을 구현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필드 보스 등 피로감이 높은 콘텐츠를 하다 보니 왼손에 부담이 적잖게 오기도 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 파괴된 서울 담은 ‘LLL’...국산 MMO 슈팅 지평 열까

‘LLL’은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는 오픈월드형 슈팅 게임으로, ‘파괴된 서울’과 ‘10세기 비잔티움’ 등 시간대가 뒤섞인 대체 역사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지스타에서는 ‘파괴된 서울’을 체험할 수 있다.

참관객들은 ▲높은 화력으로 적을 공격하는 ‘화력형’ ▲격리·결빙 등 적을 불능 상태로 만드는 ‘유틸형’ ▲에너지 실드를 이용한 ‘방어형’ ▲광학 위장을 통한 ‘은신형’ 등, 다양한 택티컬기어를 사용해 전략적인 슈팅 액션을 경험하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현실적인 총기 전투의 감각을 재현하기 위해 실제 총기를 참고한 작동 매커니즘을 구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LLL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간대의 여러 도시들은 자유로운 이동과 탐험이 가능한 오픈월드로 구성됐다. 날씨까지 변화하는 현실적인 오픈 월드에서는 다수의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으며, 서로 역할을 분담해 전투를 벌이고 협동을 통해 월드에서 살아남는 등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16일 지스타 현장을 깜짝 방문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LLL에 대한 많은 애정을 보였다. 그는 “게임이 발전 중인데 엔씨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보여드리고 싶은 건 LLL 등 콘솔 시장을 중심으로, MMORPG 아닌 MMO 슈팅 장르”라고 말했다.

“LLL은 오래 만들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든 내부에서 만들었다 부쉈다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초짜의 모습이 아닌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김 대표는 “콘솔뿐만 아니라, 장르적인 측면에서도 열심히 준비했구나 하는 걸 보여드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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