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兆 잠수함 사업 수주 가능성 ↑…‘천무’ 2차 계약 시그널까지
KAI, 4조 받고 8조 더…FA-50 후속 사업 MOU 체결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오른쪽)가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현장에서 세브스찬 추와크 PGZ 회장과 양해 각서를 체결 중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오른쪽)가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현장에서 세브스찬 추와크 PGZ 회장과 양해 각서를 체결 중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최대 고객 폴란드의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에 대거 참가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놓으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그룹은 MSPO 2023을 계기로 유럽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까지 방산 계열사들을 총출동시킨 한화그룹은 참여사 모두 신사업 또는 추가 계약 기반을 마련하며 기염을 토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건은 잠수함 수출 가능성이 가시화된 점이다. 올해 MSPO에서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직접 잠수함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한화오션의 3000t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Batch)-II’ 모형을 둘러보며 김동관 부회장의 설명을 들은 뒤에는 3조원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그램의 사업 주체인 PGZ의 체자리 체어잔 이사가 ‘포괄적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 로켓포 ‘천무’ 수출 2차 계약을 위한 MOU도 체결됐다. 현지 국영 방산 그룹 PGZ와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 제조에 협력하는 내용이다. 2차 실행 계약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 기술 이전 승인을 받고, PGZ와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호마르-K는 MSPO 전시장 입구에 미국 하이마스와 나란히 전시되며 세계적 위상을 인정받기도 했다.

폴란드가 생산하는 122mm 로켓을 천무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개발도 추진된다. 이에 따라 호마르-K가 기존의 사거리 290km 장사거리탄, 80km 239mm 유도탄과 함께 3종 탄 확보 시 폴란드 군의 현지화 전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MOU를 기반으로 포병 수요가 있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유럽 연합(EU) 국가들에도 천무 추가 수출을 적극 타진할 계획이다.

다만 함께 2차 계약을 추진 중인 K9 자주포 협상은 유의미한 진전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국방부 산하 연구 기관인 군용 자동차 및 장갑 기술 연구소(WITPIS)와 ‘유무인 군용 무인 차량(UGV)’ 관련 협력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는 자체 개발한 무인 차량 기술로 폴란드 육군 현대화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주변 7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병력을 대신해 국경 안보를 강화할 무인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 라즈문드 안제이착 폴란드 총참모장과 스위보미르 치호츠키 군비 정책국장 등 주요 인사들은 국방부의 해외 비교 성능 시험(FCT)을 진행 중인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체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미래형 국방 로봇 무인 수색 차량에 지대지 유도 미사일인 천검을 장착한 무기를 살펴보기도 했다.

우주 분야 협업도 논의됐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폴란드 첨단 위성 시스템 기업 크리오테크의 그제고시 브로나 회장을 만나 위성 사업 협업 전략을 논했다. 한화시스템의 검증된 전자 광학(EO) 및 영상 레이다(SAR) 탑재체 기술력과 크리오테크의 강점인 위성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소형 위성 시장 진출 방안을 구체화했다는 전언이다.

또 어성철 대표는 폴란드 방산 업체 WB그룹의 피오트르 보이첵 회장과 만나 양 사의 차세대 지휘 통제 통신 시스템(C4I) 솔루션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어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의 전술 통신 복구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왼쪽 두 번째)이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현장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국방장관 및 부총리에게 KF-21을 소개 중이다. 사진=KAI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왼쪽 두 번째)이 ‘폴란드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 2023’ 현장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국방장관 및 부총리에게 KF-21을 소개 중이다. 사진=KAI

작년 폴란드와 국산 경공격기 FA-50 48대 공급 계약으로 4조원 규모 수출 축포를 터트린 KAI는 2배 이상 규모의 후속 사업을 약속 받았다. PGZ와 FA-50 유지 보수(MRO) 등 후속 사업을 위한 MOU를 맺은 것이다.

MOU에 따라 양 사는 FA-50 후속 지원을 위한 MRO와 지원 장비 생산·구매, 현대화 사업 등에 협력하고 나아가 후속 군수 지원과 성능 개량 등 장기 사업 기회도 모색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가격이 30이면 MRO는 70일 정도로 후속 운영 지원은 고부가 가치 사업이다.

한편 LIG넥스원과 현대로템 경우 이번 전시회 기간 중 체결한 계약이나 협약은 없다. 다만 그간 쌓아 온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호평 받았다고 양 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2차 계약을 논의 중이고, LIG넥스원은 FA-50에 탑재되는 한국형 GPS 유도 폭탄(KGGB)을 생산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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