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첫 대규모 실증사업에 기업들 줄줄이 ‘UAM’ 시장 출사표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는 무엇?

# 전 세계 경제환경이 신산업과 친환경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연일 신규 용어가 쏟아지고 있다. 1년 365일 뉴스와 동거동락하는 기자들도 적응이 어려울 정도다. 아는 것이 힘이다. 뉴스를 읽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2025년이면 도심을 날아다닐지도 모르겠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이면 도심을 날아다닐지도 모르겠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SF(Science fiction) 영화, 혹은 근 미래를 그린 소설이나 작품을 보면 거의 무조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하늘을 나는 차량’이다. 날개가 달리거나 공중에서 활공할 수 있는 추진력을 지닌 차량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로망’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은 막히는 출근길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날개를 펼쳐 날아가고 싶어하는 이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이러한 ‘하늘을 나는 차량’도 이제는 곧 실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들이 분주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UAM,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은 현재 기업과 정부, 국가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중 하나로, 점점 더 복잡해지는 대도시에서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처음 대두됐다. 목적지로 향함에 있어 장애물도, 교통 신호도, 물리적인 도로도 없기에, 실제 상용화만 된다면 출퇴근길의 ‘고통’을 대폭 감소시켜 줄 수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 시장은 2040년까지 국내 13조원을 포함해 전세계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량이 ‘비행’을 하는 만큼, UAM의 상용화에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항공 업계와 같이 관제시스템부터 이착륙, 비행을 위한 각 고층건물에 대한 규제와 허가 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의 핵심도 UAM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의 핵심도 UAM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체’다. 활주로가 없는 만큼 수직이착륙이 필수이며, 도심을 활공하기에 소음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금 주변을 살펴봐도 드론 기체 하나를 날리는 것만도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이에 대해 UAM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측은 ‘분산 전기 추진 기술(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 DEP)’의 탑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탑재함으로써 기체는 기존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고 로터의 이상 작동으로 인한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에서 발표한 비전 콘셉트 모델 ‘S-A1’은 DEP를 탑재한 8개의 로터로, 활주로 없이 이착륙이 가능하며 최고 시속은 290Km에 달한다.

이러한 수직이착륙 기술을 탑재한 신개념 비행 기체의 종류로는 ‘이비톨(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 eVTOL)’이 있으며, 짧은 활주로를 활용하는 기체는 ‘이스톨(Electric Short Take-Off Landing, eSTOL)’이라 현재 불리고 있다. 이들 둘 기체가 향후 UAM 산업 활성화에 핵심이 될 것으로 현재로서는 보여지고 있다.

UAM이 도심항공모빌리티라면, 함께 언급되는 RAM은 무엇일까? RAM은 ‘지역 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의 약자로, 단어 그대로 UAM보다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를 뜻한다.

예를 들어 UAM이 서울 도심을 비행하는 것에 그친다면, RAM은 서울에서 대전, 대구 등 다른 도시까지 기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합하는 개념이 바로 AAM(Advanced Air Mobility)이다.

정부에서도 첫 실증사업으로 UAM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에서도 첫 실증사업으로 UAM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현재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실증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 공모를 시작했고, 여기에 현대차는 물론 SK와 LG, 롯데, 두산 등 국내 재계 수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전기자동차 등이 통신부터 전장부품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만큼, UAM 또한 다수 분야의 협업이 필수적이기에 분야를 막론한 기업들이 UAM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 등과 함께 UAM 산업 활성화에 손을 맞잡았으며, SK텔레콤 또한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K-UAM’ 팀을 꾸렸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부터 SK온, SK스퀘어 등 그룹 내 관계사와의 협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 국내의 경우 미국과 독일, 중국 등에 비해 UAM 진출이 늦은 편이다. 2019년 한화시스템의 UAM 사업 진출이 국내 기업 중 최초였을 정도다. 이후 현대자동차가 2020 CES에서 구체적인 UAM을 포함한 미래 도시 청사진을 공개하긴 했으나, ‘후발주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후발주자임에도 인프라 측면에서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은 이미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이며, 이와 함께 교통과 항공, 항만 인프라를 포함한 통신분야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체의 동력원인 배터리 기술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에서 앞서간다는 점도 큰 몫을 한다.

정부에서는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과 시범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민·군 겸용기체(AAV) 등 핵심기술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UAM 이착륙장, 수도권 시범공역, 관제시스템 등 인프라도 구축한다. 기업들도 이에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호응하고 있는 만큼, 수년 내에는 정말 서울 도심을 날아다니는 ‘에어 택시’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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