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핵심’
배터리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질’…고체화할 경우 안전성과 에너지밀도 향상 가능

# 전 세계 경제환경이 신산업과 친환경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연일 신규 용어가 쏟아지고 있다. 1년 365일 뉴스와 동거동락하는 기자들도 적응이 어려울 정도다. 아는 것이 힘이다. 뉴스를 읽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한 전세계 전기차 관련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전고체 배터리’다. 일명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전고체 배터리는 왜 ‘차세대 배터리’ 중 으뜸으로 꼽히는 걸까?

 현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분리막과 전해질로 구성된다. 이 중 전해질은 리튬이온을 양극과 음극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구성요소에 따라 액체 전해질, 이온성 액체 전해질, 고체고분자 전해질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중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데, 이는 온도 변화와 외부 충격 등 내외부의 급격한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누액, 발화, 폭발 등 안전 이슈가 공존한다. 이따금씩 각 업체의 전기차가 발화, 폭발하는 것도 이러한 액체 전해질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분리막, 배터리 팩 등 다양한 소재에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품을 탑재할 시에는 배터리의 용량이나 밀도 등의 성능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 개수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전기차 자체 가격의 상승, 공간 효율 저하라는 단점이 생기기에 쉽게 선택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 대부분은 전해질이 ‘고체화’ 될시, 일시에 해소될 수 있다.

‘전고체(全固體)’라는 단어 자체로 알 수 있듯이, 전고체 배터리는 모든 요소가 고체화돼 있다. 그런만큼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며, 훼손에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의 ‘용량’과 ‘밀도’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음극을 흑연이나 실리콘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 시킬 수 있고,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있는 만큼, 안전과 관련된 부품을 뺀 뒤, 여기에 각 활물질(참조:[산업in] NCM, NCA, LFP?…‘양극 소재’에 따라 바뀌는 이차전지)을 넣어 용량을 늘릴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몸이 ‘금강불괴(金剛不壞)’가 된 기사가, 안전을 이유로 입고 있던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져 가벼워진 만큼 크고 강한 ‘무기’를 손에 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고체’라는 무기를 든 전기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주게 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공개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공개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 사진=삼성전자

현재 국내 배터리 3사 모두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수원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착공했다. ‘S라인’은 삼성SDI가 내세우는 전고체 전지 제조를 위한 전용 설비들로 채워진다. 전고체 전지 전용 극판 및 고체 전해질 공정 설비, 전지 내부의 이온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만들어주는 셀 조립 설비를 비롯한 신규 공법과 인프라를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크기는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연구내용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지난해 상온(통상 25도)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개발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와 공동 연구로 진행됐으며,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온은 美 조지아 공대와의 산학협력으로 기술 개발을, 美 솔리드파워와는 투자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및 생산 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포스코, 현대차 등 관련 업계들 모두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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