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계, 삼원계 등 제품 특성에 맞게 조합되는 양극 소재
韓 제품 출력과 용량, 中 제품은 안전성이 특징

# 전 세계 경제환경이 신산업과 친환경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연일 신규 용어가 쏟아지고 있다. 1년 365일 뉴스와 동거동락하는 기자들도 적응이 어려울 정도다. 아는 것이 힘이다. 뉴스를 읽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콘텐츠(참조: [산업in] 왜 '2차 전지'인데?)에서는 이차전지의 대략적인 개념과 구성요소 등에 대해 다뤘다. 이번 기사에서는 구성요소 중 하나인 ‘양극 소재’에 대해, 그리고 그 소재에 따른 이차전지의 종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물질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전류를 일으킨다. 이 중 양극 소재는 배터리의 출력과 용량을 결정짓는데, 이는 곧 배터리의 종류와도 직결된다. 즉, 양극 소재를 레시피에 따라 조합하면 ‘양극활물질’이 되고, 이를 활용해 각기 다른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이다.

양극활물질은 리튬과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리튬+α’가 되는 것인데, 각 제조사에서는 니켈(Ni)과 망간(Mn), 코발트(Co), 알류미늄(Al)을 적절히 섞어 양극활물질을 만들고 있다.

양극 소재는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니켈은 용량, 망간과 코발트는 안전성, 알류미늄은 출력 특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주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류미늄을 적절히 섞은 ‘삼원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조합, 비율에 따라 NCM, NCA 등이 있으며, NCM에 알류미늄을 섞은 NCMA 등 첨가제를 추가한 분류도 존재한다.

CATL 등 중국계 배터리 제조사에서는 일명 ‘LFP 배터리’라 불리는 ‘인산철계’를 대표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사진=삼성SDI
사진=삼성SDI

니켈, 코발트 등 소재의 역할을 조합한 만큼, 조합을 보면 이들의 특징은 명확하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주력하는 삼원계는 용량과 출력에서 장점을 보이며, 반대로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LFP, 인산철계는 안전성 측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인다.

NCM 배터리는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주력 제품이다. 그 안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알류미늄을 섞은 NCMA, SK온은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인 NCM9을 차용하고 있다. 삼성SDI 또한 니켈 비중을 높인 NCA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앙극재 내에 니켈 함량을 80~90%까지 사용한 것으로, 일명 ‘하이니켈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여기에 알류미늄을 섞은 LG에너지솔루션의 NCMA 배터리는 알류미늄의 특성으로 출력 성능까지 개선해 출력과 수명, 용량, 저항 등에서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도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NCMA 배터리를 탑재한 GM허머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출력만으로도 이렇게 큰 차량도 움직일 수 있는 기술력까지 발전한 것이다.

인터배터리 2022의 LG에너지솔루션 전시 부스 앞에는 GM허머 차량이 전시돼있었다. 사진=정진성 기자
인터배터리 2022의 LG에너지솔루션 전시 부스 앞에는 GM허머 차량이 전시돼있었다. 사진=정진성 기자

NCM9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극대화한 제품으로 SK온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포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하이니켈 배터리의 특성상 용량이 크게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대로 코발트가 5% 이하 사용돼 안전성은 낮아졌는데, SK온은 여기에 독자적인 분리막 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강화해 상용화하는 것에 성공했다.

삼성SDI가 주력으로 하는 NCA 배터리는 타 활물질 대비 출력과 에너지밀도가 높아, 소형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전기차용 배터리인 Gen.5 배터리에도 하이니켈 NCA 소재를 적용했는데, 니켈 비중이 88% 이상으로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열화는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계 제조사가 주력하는 LFP 배터리는 국내 3사가 차용한 삼원계보다 에너지밀도 측면에서는 떨어지지만, 비싼 소재인 코발트를 쓰지 않아 가성비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또한 인산과 철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온 및 과충전 상태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테슬라 등에서 차용하고 있다.

다만 안전성과 가성비 대비 무게가 무겁고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3사가 차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출력과 용량 등 측면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지만,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심심찮게 들려오는 전기차 화재 이야기는 시장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배터리 자체의 용량까지도 늘릴 수 있다. 왜 전고체 배터리가 그런 특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콘텐츠에서 다뤄볼까 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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