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이 뭐길래?…尹 정부 ‘탈원전 정책’과 함께 주목
삼성·SK·두산 등 차세대 먹거리 지목…시장 선점 박차

# 전 세계 경제환경이 신산업과 친환경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연일 신규 용어가 쏟아지고 있다. 1년 365일 뉴스와 동거동락하는 기자들도 적응이 어려울 정도다. 아는 것이 힘이다. 뉴스를 읽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소형모듈원전을 살펴보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소형모듈원전을 살펴보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원전’이다. 문재인 前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움츠렸던 관련 업계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 ‘SMR’ 왜 주목받나?

‘탈원전’이 ‘친원전’으로 바뀌면서 귀에 자주 들려오는 단어 중 하나는 ‘소형모듈원자로’, 다른 말로는 ‘SMR(small modular reactor)’이다. 단어 그대로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0~30분의 1 크기를 지닌 원자로를 뜻한다.

대형 원전이 1000~1400MW급 출력을 가졌다면, SMR은 500MW급 이하의 발전용량을 가졌다. 대신 초기 투자비는 적고 건설기간이 짧아 자금회수가 빠른 차세대 원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에는 기술발전 정도에 따라 크기 대비 발전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기에, 더욱 쓰임새가 많다. 언젠가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사용하는 ‘아크 리액터’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아이언맨의 아크리액터, 아직 SMR이 이정도 기술력까지 도달하려면 멀었다. 사진=스톡이미지
영화 아이언맨의 아크리액터, 아직 SMR이 이정도 기술력까지 도달하려면 멀었다. 사진=스톡이미지

경량화됨과 동시에 발전용량이 적정 수준에 이르게 되면 물류와 국방,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해수담수화 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야말로 4차산업혁명에 꼭 알맞은 기술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SMR은 원자로와 냉각재 종류에 따라 경수로형(PWR), 소듐냉각형(SFR), 고온가스형(HTGR), 용융염냉각형(MSR) 등으로 나뉜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는 70여종의 SMR을 개발 중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96기의 SMR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제 순환 방식이 아닌 자연 순환 방식을 사용해 안전성도 뛰어나고, 기존 원전에 비해 입지 조건이 자유롭다. 즉, 기술력만 확보된다면 시장의 확장은 눈깜짝할 새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해당 시장이 145조원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고 관측하는 상황이다.

◆ SK부터 두산, 삼성까지…SMR 시장 선점 나서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차세대 원전, SMR의 시장 선점에 한창이다.

가장 먼저 사업을 계획한 것은 두산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美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본격적진 SMR 제작 착수에 들어갔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뉴스케일파워에 1억38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하며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2019년에 뉴스케일파워로부터 SMR 제작성 검토 용역을 수주 받아 2021년 1월 완료했고, 현재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뉴스케일파워와 소형모듈원전(이하 SMR)의 본격적인 제작 착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2029년 준공을 목표로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UAMPS (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 프로젝트에 공급할 SMR 본제품 제작에 착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2023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SMR 본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SK그룹
사진=SK그룹

SK의 선택은 美 테라파워였다. 지난 17일 SK와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 CEO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했으며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이하 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테라파워의 SFR 기술인 ‘나트륨’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이다. 현재는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 하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용융염원자로(CMSR)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CMSR은 일반 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액체용융염(핵연료와 냉각재)이 굳도록 설계돼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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