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내수’ 지난해 매출 4조원 육박
성장성 키울 해외시장 확대에는 아쉬워
올리브영 “온라인몰 확대·PB제품 현지 입점”

CJ올리브영이 일본 최대 뷰티 편집매장 '앳코스메 도쿄'에 마련한 PB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일본 최대 뷰티 편집매장 '앳코스메 도쿄'에 마련한 PB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탄탄한 오프라인 국내 뷰티(화장품)업계 최강자 자리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상장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더욱 높은 몸값을 책정받기 위한 해외시장 확대가 관건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3조8000억원이다. 전통적인 ‘뷰티 빅2’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3조6000억원),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매출(2조8000억원)을 웃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오프라인 유통이 CJ올리브영 등 선두업체로 더욱 쏠렸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오프라인 뷰티시장 경쟁자인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 롭스가 철수하면서 CJ올리브영의 독주체제가 마련됐다.

올리브영의 독주는 콧대 높은 해외 명품도 이겨낼 수 없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도 오는 5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정도다.

현재 국내 뷰티 시장은 양극화된 소비경향과 유사하다. 고급제품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입하고 저가제품은 올리브영이나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정착됐다는 의미다.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CJ올리브영은 빠른 시일 내에 상장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당초 올리브영은 2022년 8월에 상장을 시도했지만 증권시장이 흔들리면서 무기한 연기했다. 올리브영이 목표하는 몸값은 4조~5조원였지만 증권시장의 부진으로 당시 몸값은 3조원대로 떨어졌다.

시장 안팎에서는 올리브영이 몸값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올리브영도 이러한 시선을 인지해 해외시장 확대에 고심했지만 당장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올리브영은 명실상부한 국내 뷰티업계 최강자이지만 아모레퍼시픽 등 뷰티 경쟁사와는 달리 해외진출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올리브영의 해외 시장 진출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하이에서만 매장을 10개까지 늘리고 미국 시장에도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계획했다. 그러나 올리브영의 H&B(Health & Beauty) 스토어 모델이 해외에서는 드러그스토어(약·건강식품·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매장)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경쟁우위를 찾지 못했다. 그 결과 올리브영은 해외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사업 대신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CJ올리브영 강남타운점.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강남타운점. 사진=CJ올리브영

그러나 상장을 앞두고 CJ올리브영은 해외 진출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해외 진출의 형태로 역직구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택했다. CJ올리브영이 지난 2019년 6월 처음 문을 연 ‘글로벌몰’은 전세계 150여개국 현지 소비자가 화장품을 주문하면 국내에서 발송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글로벌몰 취급고 매출은 직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80%가량 증가했다. 한류 열풍과 함께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덩달아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과 함께 고객 지표 역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출 첫 해 3만 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지난해 말(12월) 기준 12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 국가도 다양해졌다. 운영 초반인 2020년 글로벌몰 주문 5개 중 4개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국가였으나 최근에는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등 영미 문화권 이외의 다양한 국가에서도 주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취급 상품 수(SKU)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12월) 기준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 수는 2만여 종에 육박한다. 론칭 초기 2000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커졌이다. 주력 품목은 ▲ 마스크팩 ▲ 썬케어 ▲ 메이크업 (색조) 등이다.

또 K-뷰티 큐레이션 서비스 ‘뷰티박스’를 지난해 처음 선보이며 유망 중소기업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자력으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 상품들을 시즌 콘셉트에 맞춰 10개 내외로 선별해 ‘뷰티박스’ 하나만 구매해도 최신 K뷰티 트렌드를 한눈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동시에 한편 자체 브랜드(PB)를 해외 현지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자체 브랜드를 지난 2019년 일본 복합 쇼핑몰 '루미네'에 입점시키고 이커머스 플랫폼 라쿠텐 등에서 판매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한발 앞선 뷰티 트렌드를 제시하는 상품 큐레이션과 ‘오늘드림(당일배송 서비스)’ 등 옴니채널 쇼핑 편의성 등 올리브영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K-뷰티 고객에게 중소 브랜드의 유망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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