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여성 이사 모시기 ‘활발’

지난해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국내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가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또 한 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과거 게임 산업은 대표적인 ‘남초’ 산업으로 여겨졌으나, 성별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여성 게이머들이 많은 오늘날 다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들이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 이사회는 오는 3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유진 신임 사외의사 선임 건을 상정했다.

1985년생인 이유진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삼정KPMG 감사본부에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강사직을 맡은 이후 2022년부터는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다.

2021년 선임됐던 최형규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유진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건이 주총에 상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최형규 사외이사가 인정받았던 재무회계 전문성을 이유진 사외이사 후보자가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펄어비스는 지난해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로 이선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이유진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 건이 주총 문턱을 넘어설 경우, 전체 7명인 펄어비스 이사회에서 2명의 여성 임원이 포진하게 된다.

NHN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지원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왼쪽)와 카카오게임즈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사진=NHN·법무법인 지평
NHN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지원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왼쪽)와 카카오게임즈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사진=NHN·법무법인 지평

유럽연합(EU)은 2026년까지 전체 이사회의 33%를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여성 이사 할당 관련 법안을 공식 채택했으며, 우리 정부도 2022년 8월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채워서는 안된다’라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시행한 바 있다.

자연스레 국내 주요 기업들에 전문성과 다양성을 더해줄 여성 이사 비중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가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다. 기아는 오는 3월 주총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 중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펄어비스뿐만 아니라 여타 게임 상장사에서도 여성 이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남성 비중이 높은 직군 특성상 여성 사내이사를 쉽사리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지만, 대신 외부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제고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이선혜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를, 엔에이치엔(NHN)은 정지원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했다. 양사 모두 창사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었다.

작년 3분기 기준 크래프톤은 7명의 등기이사 중 4명이 여성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7명 중 2명의 사외이사가 여성이며, 카카오게임즈의 여성 임원인 정선열·임승연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은 오는 3월 열릴 주총에 상정됐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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