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MBK에 피인수 이후 가격 인상 등으로 논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 개입했다가 빈손
홈플러스와 네파 등 잇따른 투자 실패가 원인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가 연이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작년 말 한국앤컴퍼니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해 재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번에는 MBK가 대주주로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값싼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고도 해당 제품의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bhc는 지난해 5월 국내산 닭고기의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뿌링클순살’ 등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브라질산 냉동육으로 바꿨다.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은 국내산 닭고기와 비교해 가격이 절반 이상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의 가격을 500원에서 3000원씩 인상하면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7개 메뉴의 가격도 함께 올렸다. 이에 따라 ‘뿌링클순살’ 가격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bhc 측은 브라질산 닭고기 계약 기간이 끝나면 국내산이라고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 것이 메뉴 가격 인상의 원인이라면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메뉴의 가격은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도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메뉴가 있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 bhc, 가격 인상에 가맹점 갑질 논란까지

사진=MBK파트너스, bhc그룹
사진=MBK파트너스, bhc그룹

MBK는 지난 2018년 박현종 당시 bhc 회장이 bhc 인수를 추진할 때 컨소시엄에 참여해 투자하기 시작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bhc의 45%로 최대주주다. 지난해 11월에는 bhc의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의 대표이사이던 박현종 회장을 전격 해임하고 그 자리에 차영수 MBK파트너스 운영파트너를 앉혀 실질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MBK가 bhc에 투자한 이후 bhc는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고 가맹점주를 쥐어짠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bhc의 2018년 이후 5년간 매출은 연평균 16.9% 증가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30%가 넘어 교촌이나 BBQ 등 경쟁업체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따라서 한국소비자단쳬협의회는 원가부담으로 가격을 올린다는 bhc의 주장은 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또 bhc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물품공급을 중단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3억5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런 논란으로 bhc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매년 단골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 MBK, 한국타이어 집안싸움에 개입했지만, 소득 없이 분란만 키워

작년 12월에는 MBK가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MBK는 장남 조현식 전 고문을 도와 경영권 획득을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형제간 다툼은 MBK가 개입함으로써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나서서 조현범 회장의 편에 서고 사촌 간인 효성그룹까지 가세하면서 결국 집안 전체가 싸움에 말려드는 볼썽사나운 광경이 연출됐다. MBK는 공개매수가를 끌어 올리면서 공세를 취했지만, 경영권 획득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공개매수를 선언할 당시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2%를 넘어 애당초 승산 없는 싸움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또 공개매수가 실패할 경우 한 주도 사지 않겠다는 조건부 매수여서 공개매수 기간 내내 주가가 널을 뛰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한국타이어 집안의 분란만 더한 데다가 주가 변동으로 애먼 피해자만 만든 셈이다.

MBK는 김병주 회장이 지난 2005년 설립했다. 작년 9월 기준으로 운용자금이 34조원에 달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이다. 한미캐피탈과 KT렌탈,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등 굵직한 인수 또는 투자 사업을 진행해 큰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일부 투자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홈플러스다. 2013년 무려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 인기가 식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매각된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사진=홈플러스
매각된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사진=홈플러스

또 2013년 4월 9970억원을 투입해 지분 94.2%를 인수한 아웃도어 업체 네파 역시 11년째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2013년 4700억원의 매출에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네파는 MBK로 피인수된 이듬해인 2014년부터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매출은 2800억원,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마디로 아웃도어 시장의 꼭짓점에서 인수한 것이다.

이처럼 몇몇 거래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못하자 ‘마음이 급해졌고’ 그래서 잇따른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비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운용된다는 점에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불법적인 것을 빼고는 뭐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bhc나 한국앤컴퍼니 사례에서처럼 소비자의 원성을 사거나, 얻는 것 없이 미움만 받는다면 사모펀드 1위의 명성도 영원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기획취재팀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