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1위 이끈 박현종 전 회장 해임 두고 설왕설래
금융투자업계, MBK 엑시트 전 구조조정 불협화음 가능성 제기

박현종 전 BHC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현종 전 BHC 회장. 사진=연합뉴스

치킨업계 1위 bhc의 수장 교체에 뒷말이 무성하다. 최고의 성과를 낸 경영진 교체라는 점에 의문점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bhc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 경영진을 교체해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MBK가 제시한 구조조정 요구에 경영진들이 반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현종 전 bhc회장 등 경영진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경영상 불협화음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과 임금옥 전 bhc대표는 이와 관련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MBK 측도 “근거 없는 루머”라며 선을 그었다.

각자 부인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엑시트를 앞두고 있는 MBK의 상황과 박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위 주장이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bhc그룹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임금옥에서 이훈종으로 bhc대표이사 변경을 결의했다.

이훈종 대표는 이에 따라 bhc의 임원 선임 관련 내부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전문경영인(CEO) 선임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더불어 이사회에서는 박현종 전 회장과 임금옥 전 대표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및 산하 자회사에서 해임하고 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안건도 결의했다.

이사회는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전진하기 위해 회사의 많은 부분에서 경영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박 전 회장과 임 전 대표는 bhc치킨을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bhc치킨의 매출은 2017년 당시 2400억원에서 2021년 4771억원, 지난해 5075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동안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18억원으로 약 28%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매출 5000억원대 실적을 바탕으로 2013년 BBQ에서 나와 독자 경영을 시작한 후 10년 만에 교촌치킨을 제치고 국내 치킨업계 1위에 올라섰다.

bhc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장본인들의 퇴장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오너의 사법 리스크뿐 아니라 기업 내부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엑시트 전 경영진 교체에 힘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은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엑시트 전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MBK의 의지가 있었을 것인데 이를 전 경영진이 모두 수용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의 자리를 대신할 차영수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대표는 삼성그룹 출신으로 MBK파트너스에서 전략 부분 전문가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는 국내 타사 인수 및 자회사에 대한 경영관리 등을 사업목적으로 2020년 설립된 지주사다.

bhc를 비롯해 ▲부자되세요 ▲불소 ▲보강엔터프라이즈 ▲빅투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bhc 홍콩 ▲bhc USA 등을 100%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는 MBK파트너스가 91.2%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박 전 회장은 8.8%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삼성선물 대표를 지낸 차 대표를 2018년 말 오퍼레이션(운영) 파트너로 영입했다.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담당자 역할을 했다. 삼성선물뿐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에서만 33년간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이종훈 신임 bhc 대표 역시 bhc CFO를 맡았던 인물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안진회계법인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위니아만도, 지오영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bhc 경영진 교체 관련 MBK파트너스 측은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라며 “식음료업계의 근거 없는 루머”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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