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섹터별 어닝서프라이즈율. 출처=하이투자증권
2023년 섹터별 어닝서프라이즈율. 출처=하이투자증권

지난해 국내 증시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344개 상장사 중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21일 오전 8시 기준 291곳이다. 해당 기업의 영업이익 합산은 약 146조6000억원으로 예상치(154조6000억원)를 5.3% 밑돌았다.

당초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한 업종은 소프트웨어(+1.2%), 건강관리(+0.5%)에 그쳤고 반도체(-38.2%), 조선(-25.8%), 철강(-15.1%) 순으로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 많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특정 섹터(분야)보다 ‘어닝서프라이즈(시장 예상치 초과 실적)’를 발표하고 향후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1일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국가 가운데 국내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1개월 상승률은 한국이 –2.4%로 일본(+2%), 미국(+0.9%), 중국(-0.9%)과 비교하면 올해 초부터 EPS 전망치가 둔화된 양상이다.

이에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퀀트(계량분석) 연구원은 “섹터 기준으로도 역시 이익 전망치가 뚜렷하게 상향 조정되는 섹터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섹터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익모멘텀 측면에서 우호적인 투자 힌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지난해 컨센서스 대비 10% 이상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 상승률이 높은 순으로 기업을 분류해 공개했다.

그 결과 SK바이오팜을 비롯해 ▲CJENM ▲한미반도체 ▲금호타이어 ▲HD현대일렉트릭 ▲서진시스템 ▲DL ▲와이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유니드 ▲한전KPS가 거론됐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잠정) 매출은 3548억9200만원을 기록해 전년비 44.2% 늘었고, 영업손실은 307억9000만원으로 손실 폭을 71.7% 줄였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에도 미국시장에서의 엑스코프리 고성장이 지속되고, 유럽시장 등 글로벌시장으로 매출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사 매출원가율이 8~10% 이내여서 매출이 증가할수록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이고, 향후 이익 증가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590억 853만원으로 전년비 51.5% 줄어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6억 839만원으로 69.1% 줄어 수익성은 더 나빠졌다.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락다운 영향과 러시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글로벌 반도체 경기 악화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반면, HPSP 등 금융자산 투자 수익으로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2672억938만원으로 전년비 189.6%증가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반도체에 대해 “엔비디아(AI GPU)-SK하이닉스(HBM)- 한미반도체(TC본더)'로 이어지는 메인 밸류체인의 공고함이 확인됐다”며 “중국 기업의 HBM 자체 생산 계획이 가시화되며 한미반도체의 TC 본더에 대해 새로운 매출처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및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기업 후보군. 표=하이투자증권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및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기업 후보군. 표=하이투자증권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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