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제주항공 등 수혜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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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러피언커미션)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승인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선 EC가 조건부로 언급한 내용과 관련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티웨이항공과 함께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13일(현지 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일본 경쟁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 이제 미국 승인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과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시정 조치안을 전제로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6월 말까지 미국 당국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합병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티웨이항공 등 타 저비용항공사(LCC)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타임라인. 표=하이투자증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타임라인. 표=하이투자증권

구체적인 양사 합병 조건은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4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랏(항공기 운영 가능 시간대)을 이관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해동 노선 운항 횟수는 주 23회로 파리, 프랑크푸르트는 주 7회, 로마 주 5회, 바르셀로나 주 4회다.

티웨이항공은 올 6월 해당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해당 노선은 연 환산 기준 4500~5000억원 규모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EC의 합병 승인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6조9000억원으로 현금성자산 1조5000억원 대비 과도하다. 차입금 2조원은 1년 내 만기가 예정돼 있다.

현금성자산 1조5000억원 중 7277억원은 이미 대한항공으로부터 3자 배정 유상증자의 중도금 성격으로 납입된 자금이다. 미국 당국의 합병 승인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는 완료돼 추가로 7500억원이 납입돼 만기 차입금을 대응할 수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종자본증권 1조2000억원의 이자비용도 가중평균금리 6.2% 기준으로 연간 700억원 이상 소요된다”며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연결종속기업으로 편입된 후 대한항공이 보유한 3000억원의 CB는 주식 전환되고, 나머지 8550억원의 CB도 조기 상환 혹은 주식 전환을 유도하며 재무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입장에서 “주가에 부정적 요인을 끼치는 합병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99%, 순차입금 4조4000억원으로 재무건전성은 높은 상황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제주항공 외에도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현실적인 후보군으로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는 해석이다.

배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 희망가는 5000~7000억원이고, 화물사업부 부채는 1조원 수준”이라며 “제주항공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500억원으로 화물사업부 인수에 있어 여유로운 자금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EC 승인은 내려졌고, 미국 정부 승인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델타항공과의 기존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아시아노선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EC 승인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사업(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및 양사가 운영하던 유럽 중복 노선)을 영위하는 항공사들은 시장의 기대를 받을 것이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티웨이항공의 유럽노선 취항이 가시화됨에 따라 중단거리 여객 노선에서의 경쟁은 완화될 것”이라며 “기존의 A330여객기가 취항한 싱가포르, 삿포로, 오사카, 방콕 등에서의 노선 경쟁 완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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