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그 가로지르는 ‘야구판 FC’
게임 흥행 분수령될 라이선스 현황은
KBO·CPBL “확보” MLB·NPB “아직”

류현진 선수가 작년 9월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AFP
류현진 선수가 작년 9월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AFP

내가 좋아하는 한국프로야구(KBO) 팀 소속 선수가 글로벌 주요 리그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 ‘야구판 FC 온라인’이 탄생할 수 있을까. 위메이드가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신작 모바일 야구게임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이 1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운드원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은 뛰어난 그래픽으로 구현한 실사 캐릭터를 간편하게 조작해 즐기는 야구게임이다. 싱글 플레이, 시즌, 챌린지, 쇼다운, 친선 경기 등 다양한 PVP·PVE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이라는 이름에 대해 위메이드는 “멀티 리그 기반 초현실적인 팀 구성과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펼쳐지는 뜨거운 경쟁 등을 통해 전 세계 야구 팬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단일 리그를 넘어서는 멀티 리그 시스템은 작년 열렸던 ‘지스타 2023’ 현장에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장 대표는 “KBO, MLB(미국 메이저 리그) 안에서 야구게임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리그를 넘나드는 선수 간의 대결이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라며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축구게임에선 멀티 리그 시스템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EA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FC(과거 FIFA) 온라인’과 코나미의 ‘e풋볼(과거 위닝일레븐)’, 스포츠 인터랙티브의 ‘풋볼매니저’ 등 대부분의 인기 축구게임들은 글로벌 각 축구 리그의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이를 게임에 구현해냈다.

다만 축구와 비교할 때 그 인기가 특정 국가에 한정된 야구게임에선 좀처럼 같은 시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컴투스가 배급하는 ‘OOTP’ 시리즈가 ‘야구판 풋볼매니저’라는 별명과 함께 마니아층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으나, OOTP조차도 2022년부터는 NPB(일본프로야구) 라이선스가 삭제되며 유저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리그 라이선스 확보는 멀티 리그를 지향하는 게임의 핵심 차별성이자 재미 요소다. 달리 말하자면 주요 리그의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그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사진=위메이드
사진=위메이드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은 어떨까. 우선 국내 리그 라이선스는 확보했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게임 라이선스 사업 대행 본계약을 맺은 위메이드는 2026년까지 KBO 리그 10개 구단 로고·엠블럼·유니폼·캐릭터 심볼 등을 국내외 야구게임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2월에는 대만 프로야구 리그(CPBL)와도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CPBL 6개 구단 및 소속 선수들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지난달 현지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에 단독 부스를 꾸리고 현지 유저들과 스킨십을 나누기도 했다.

한국과 대만 리그 라이선스를 확보한 위메이드 입장에서 이제 가장 간절할 권역은 미국과 일본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지난 1월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MLB와 NPB도 시즌 시작 전에 계약하길 희망한다”라고 공공연히 말한 바 있다.

KBO와 함께 MLB와 NPB도 봄을 맞이하는 오는 3월 일제히 개막한다.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도 이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아직 추가적인 라이선스 취득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통상 스포츠 게임에서 선수 능력치 등을 정하는 로스터 관련 업데이트에 많은 공수가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라이선스를 확보하더라도 3월 출시 빌드 기점으로 오롯하게 반영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 와중에 위메이드는 상표까지 출원했던 기존 게임 명칭 ‘판타스틱4 베이스볼’을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으로 최근 변경했다. 4대 프로야구 리그(미국·일본·한국·대만)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되던 이름을 바꿨다는 사실은 업계 일각에서 ‘위메이드가 MLB 및 NPB 라이선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차선책으로 중남미나 호주 리그 등을 택할 수도 있으나, 수위급 리그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멀티 리그’라는 차별성이 희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기대할 만한 권역도 대만 정도로 제한된다. 위메이드 측은 “(라이선스 협상과 관련해서) 추가적인 사항은 결정되는 데로 알려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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