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유증 결정 이후 주가 17.83% 급락
자본잠식률 7.25%...한계기업 논란 빠른 해소

유니슨 풍력발전기 U151.(사진=유니슨 홈페이지)
유니슨 풍력발전기 U151.(사진=유니슨 홈페이지)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이 지속되는 불황을 넘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실적 급감으로 4분기 결산 기준 자본잠식에 이르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뼈를 깎는 결단에 나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 유니슨은 이날 종가 1083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 종가 1318원 대비 17.83% 하락한 가격이다.

유니슨이 전날 잠정실적공개와 함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것이 주가 하락의 결정적 이유다. 실적 감소 추이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상황이었으나, 주주배정 유상증자라는 자금 조달 방식이 기존 주주들의 이탈을 부추긴 양상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재무 현황 및 기업 잠재력이 우수한 기업이 단행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할인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이 부각된다.

반면, 재무 현황의 악화 등 악재가 누적된 기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할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니슨은 지난해 영업손실 196억원, 당기순손실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 190억원에서 적자전환, 순손실 131억원에서 적자가 심화된 결과다. 유니슨 측은 “풍력발전사업 수주 감소에 따른 실적 감소”라고 밝혔다.

이번 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할 만큼, 기업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기업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강매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딜레마로 작용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은 우량하지 않은 신주를 다량 인수하게 된다.

반면, 참여하지 않는 주주의 경우 다른 참여 주주들이 할인된 가격에 막대한 물량의 신주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보유 주식의 가치는 희석된다. 이 때문에 주주배정 유상증자 단행되기 전 기존 주주들의 이탈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주주들의 이탈이 발생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선 당장 자본 확충이 시급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급기야 낮아진 주가를 기준으로 기준주가를 조정해 주주배정 유상증자 조건을 변경하게 되고, 이는 신주의 할인율을 더욱 높여 참여ㆍ비참여에 따른 딜레마를 안겨준다.

유니슨이 주가 하락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주배정 유증에 나선 것은 자본잠식을 초기에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본잠식은 적자 누적에 따라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하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유니슨은 지난해 3분기말까지만 하더라도 자본총계 636억원으로 자본금 631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추가로 결손금을 47억원가량 누적하면서 결산 실적에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589억원 수준까지 하락하며 자본금을 밑돌게 된 것이다.

유니슨의 자본잠식률은 7.25% 수준으로 잠식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한계기업 이미지를 얻게 된다”며 “당장 업황이 악화됐다 하더라도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우, 자본잠식 초기에 빠른 대응으로 이를 해소하는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