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서다. 자칫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에 은행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CEO들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앞세워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명의 은행 CEO 앞에 닥쳐온 위기와 이를 돌파할 혁신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2022년) 대비 12.3%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을 비롯해 외국환, 자산관리 등 하나은행만의 강점을 키우는데 집중한 결과”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안전성이 담보된 기업 대출에 주력했다. 그 결과 기업 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2% 늘어나 1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손익구조 및 체질 개선을 통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외환매매익과 유가증권 등 트레이딩 실적 증대로 이어진 매매평가익을 확보했다. 또한 퇴직연금, 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및 외화 관련 수수료 증가에 기인한 수수료이익 등을 확보하며 호실적을 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채널 이익 중심으로 해외 실적도 완만한 성장세에 있다”며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의 영향에도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리딩 뱅크 자리를 지키는 것에 성공했지만, 건전성 관리의 숙제도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은 0.26%로,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0.23%)도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은 건전성 관리 제고를 위해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부실 기업대출에 대한 조속한 정리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손님·현장·강점’이라는 3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하나은행을 더욱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내실’과 ‘협업’을 경영 키워드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과 더불어 자산관리, 외국환, 자금시장 등 기존의 강점 사업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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