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PS·RCPS 전량 보통주 전환 完
IPO 준비 착착...기업가치 2조원 육박
신작 성적→IPO 흥행으로 직결될 듯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오른쪽)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오른쪽)

국내 1세대 게임 원화가 김형대 대표가 2013년 설립한 시프트업은 올 한 해 게임업계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힌다. 첫 타이틀 ‘데스티니 차일드’를 성공시킨 시프트업의 IPO는 2022년 말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가 글로벌 흥행을 거두며 급물살을 탔다.

시프트업이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IPO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에 앞서 필요한 사전 준비도 착실히 밟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최근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전환우선주(CPS)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RCPS는  조건에 따라 만기가 됐을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하거나 혹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지난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프트업이 보통주로 전환한 CPS와 RCPS는 회사의 총 발행 주식 중 약 29% 수준이다.

RCPS는 비상장 기업이 사용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선 자본으로 인식되지만, 상장 기업들에게 적용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부채로 잡힌다. 그렇기 때문에 상장을 앞둔 회사들은 통상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일련의 과정은 유력한 IPO 전조로 여겨진다.

이 밖에도 시프트업은 작년부터 액면분할 등 IPO 준비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상장 주관사단에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을 포함하기도 했다. 이는 작년 5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데 이은 후속 행보인데, 글로벌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 경쟁력을 어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는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가장 최근 거래로는 작년 10월 위메이드가 에이스빌(텐센트 자회사) 등에게 시프트업 지분 4.11%를 800억여원에 매각한 바 있다.

주당 3만8342원 수준인 위메이드의 거래가에 총 발행 주식 수(약 5077만주)를 단순 계산할 시 시프트업의 몸값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2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오른 후 1년 만에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뛴 것.

아마존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 베스트셀러 순위.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 베스트셀러 순위.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결국 시프트업 IPO 열차의 핵심 분기점은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등판이다.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스텔라 블레이드’의 정식 글로벌 출시일은 오는 4월 26일로 확정됐다.

지난해 시프트업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플레이스테이션5(PS5)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대한민국 개발사 중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 파티 파트너사에 합류했다. 이에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내 개발 게임 중 역사상 첫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이름을 남길 예정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를 향한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은 이미 고조된 상황이다. 올해 첫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소니의 자체 온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된 ‘스텔라 블레이드’의 신규 트레일러는 13일 기준 유튜브 누적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지난 7일 사전 예약에 돌입한 이후 아마존 PS5 게임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적표가 기대를 밑돌 경우 시프트업의 IPO가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작년 9월 ‘데스티니 차일드’가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현재 시프트업이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의 흥행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나 4년 만에 거래가 정지된 베스파의 사례 이후 ‘단일 게임 리스크’를 특히나 경계하고 있다. IPO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오딘: 더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한때 동일한 우려를 받은 바 있다.

다만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와 ‘테라’ 이후 사실상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상장 길에 오른 크래프톤처럼, 동일한 단일 게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안착한 반례 역시 존재한다. 때문에 시프트업이 ‘스텔라 블레이드’를 통해 콘솔 개발력만 검증받는다면, 큰 흥행이 뒤따르지 않더라도 IPO를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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