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공천 계파 갈등’...출구전략은 있나
국민의힘, 한동훈 ‘사천’ 논란에 ‘용산의힘’...‘출구전략’ 마련이 관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가 4월 총선을 위한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돌입했다. 다만, 여야 모두 공천 이후의 ‘출구 전략’은 없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명·비명 갈등’이 공천 이후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국민의힘 역시 공천 이후 ‘용산의힘’ 또는 ‘한동훈 낙하산 공천’ 등에 대한 돌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계파 갈등’...출구전략은 있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4·10 총선 후보 공천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4·10 총선 후보 공천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엿새간의 공천 면접에 돌입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면접과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6일부터 종합심사에 들어가 최종 공천 낙점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심사는 정량 평가인 공천 적합도 조사(40%)와 정체성(15%)·도덕성(15%)·기여도(10%)·의정활동(10%)·면접(10%)으로 구성된 정성평가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공천 면접’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공천 면접’을 마친 이후 “질문이 상당히 많이 다양했다”며 “저출생의 원인 질문도 있었고, 소수자 보호 제도에 관한 것도 (있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잘 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당대표는 전략공천을 하는 게 관례인데 경선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당에 시스템과 당헌·당규가 있으니 그에 따라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주최로 '청년후보자 혁신공천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주최로 '청년후보자 혁신공천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계파갈등’이다. 이미 지난해 민주당 내 비이재명계(비명계)에서는 ‘공천 학살’을 우려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공천 면접에서는 이러한 계파 갈등을 나타내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에게 친명(친이재명)계 인사가 도전장을 던진 지역구 후보들 사이에선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 부평을 현역인 홍영표 의원과 이곳에 도전장을 낸 이동주(비례대표) 의원 사이엔 미묘한 ‘말싸움’이 있기도 했다. 홍 의원이 “자객 공천으로 ‘핫한’ 지역구가 되지 않았나”는 발언을 하자, 이 의원이 “국민은 민주당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받아친 것이다.

서울 강북을에 도전장을 낸 정봉주 전 의원과 현역인 박용진 의원 사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등의 비판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사천’ 논란에 ‘용산의힘’...‘출구전략’ 마련이 관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총선 공천과 관련, 지도부의 재량권이 확대됐다. 당의 공천 주도권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진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공천 주도권을 행사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번 총선 공천 심사에서 직접 평가자로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 ‘당 기여도’가 15점 반영된다. 그리고 이를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평가한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마치 내가 다 평가할 것처럼 (언론에서) 썼던데, 그게 아니다”라며 “공천에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당 기여도 평가를 저와 원내대표가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공관위에서 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천 이후 대규모 탈당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동훈 위원장의 ‘사천’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당장 서울 마포을 ‘낙하산 공천’ 논란을 일으킨 김경율 비대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으로 표면화되기도 했다.

또 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을 띄워 논란이 됐다. 윤 전 의원은 “한 위원장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경쟁자인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계속된 항의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사전 컷오프 평가를 마친 국민의힘 공관위는 오는 13일부터 지역별 면접 심사를 시작한다. 면접이 끝나면 경선, 단수추천, 우선추천 등 심사 내용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경선은 일반국민 1000명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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