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모바일·블랙버짓 출격 대기
‘기대 이하’ 칼리스토 프로토콜 자양분 됐나

사진=크래프톤 2023년도 3분기 IR 보고서 캡처
사진=크래프톤 2023년도 3분기 IR 보고서 캡처

공전의 히트작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 크래프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신작 모멘텀에 돌입한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크래프톤이 출시를 예고한 주요 신작으로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프로젝트 블랙버짓’이 꼽힌다. 개중에서 선발투수로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올 상반기 등판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산하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탈출을 주제로 하는 익스트랙션 RPG 장르 게임이다. 배틀로얄 장르의 ‘생존’과 던전크롤러 장르의 ‘탐험’ 요소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2023년 상반기부터 크래프톤 내 여러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블루홀스튜디오에 모여 익스트랙션 RPG ‘프로젝트 AB’를 개발해 왔으며, 지난 8월 PC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프로젝트에 ‘다크앤다커’의 이름이 부여됐다는 설명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및 게이머들 사이에서 우려가 감지되기도 했다. 원작 ‘다크앤다커’의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미출시 프로젝트를 유출했다’라는 의혹으로 넥슨과 법적공방을 펼치고 있기 때문. 최종 법원 판결은 작년 7월 심리 종결에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해당 판결이 나올 때까지 ‘다크앤다커’의 국내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기존 입장을 뒤집고 ‘다크앤다커’ 등급분류를 돌연 결정하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다크앤다커 PC는 출시가 가능해졌고, 모바일도 장애물 없이 마찬가지 흐름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내다봤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 ‘지스타 2023’ 현장에 2시간이 넘는 대기열을 늘여 세울 정도로 화제성만큼은 이미 입증한 상태다.

사진=크래프톤 2023년도 3분기 IR 보고서 캡처
사진=크래프톤 2023년도 3분기 IR 보고서 캡처

하반기에는 PUBG 스튜디오 신작 ‘프로젝트 블랙버짓’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RPG 요소가 가미된 익스트랙션 장르라면, ‘프로젝트 블랙버짓’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로 태동한 정통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프로젝트 블랙버짓’을 놓고 “PUBG를 만들었던 핵심 제작진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이다. 총기 플레이를 더 발전시키고 고도화했으며, 변화하는 오픈월드에서 반복적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라며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대중화가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내 테스트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는 전언이다.

하반기 출시가 목표인 만큼,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출시 준비와 동시에 ‘프로젝트 블랙버짓’의 본격적인 마케팅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지난달 ‘블랙버짓’이라는 신규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게임을 시작으로 크래프톤은 내년까지 핵심 파이프라인을 잇따라 출시한다. 지난 ‘지스타 2023’에서 ‘K-심즈’로 화제를 모았던 ‘인조이’와 ‘서브노티카’의 후속작 ‘더 넥스트 서브노티카’, 액션 어드벤처 샌드박스 게임 ‘프로젝트 골드러시’ 등이 예고된 상태다.

결국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배틀그라운드 그다음’이다. 비록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 서비스 재개와 신규 맵 ‘론도’의 흥행 등 꾸준하게 신규 모멘텀이 생겨나곤 있으나, 건재한 ‘배틀그라운드’의 성과 속 탄생한 신작들은 항상 옥에 티로 뒤따라왔다. 보기 드문 국산 호러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흥행에 실패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대표적인 예시다.

작년 초 김창한 대표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창의력)는 창작자의 열망에 의해서만 탄생할 수 있으나, 창작자의 눈높이와 고객의 눈높이가 다를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포함한 일부 신작들의 사내 기대감과 실제 시장 성과가 상이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

이를 해소하기 위해 크래프톤은 지난 한 해 동안 독립 스튜디오들의 운용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스튜디오별 자율성에 일임하던 기존 개발 방식과 달리 크래프톤 본사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출시되는 주요 파이프라인들에 이 같은 ‘크래프톤 DNA’가 녹아날지도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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