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만 좋았어도 판매 늘었을 것”

▲ 사진=한국GM
더 이상 자동차업계에서 소형 SUV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게 확장됐고, 수요도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 등 국내 소형 SUV의 현주소를 점유율을 통해 알아봤다. <편집자주>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한국GM의 트랙스가 소형SUV 시장의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한국GM이 대내외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쉐보레 차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상황이라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상황이 좋았더라면 더욱 높은 판매고를 올렸을 것이란 평이 나오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트랙스가 국내 소형SUV 시장의 지평을 열었던 모델인 만큼 향후 판매전략 강화에 따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트랙스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은 총 1만3600대로 전년동기 대비 53.1% 급증했다. 이는 국내 소형SUV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이에 따른 트랙스의 국내 소형SUV 시장 점유율은 14.7%를 기록했다.

트랙스의 판매량은 한국GM 전체 차량 판매량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GM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총 11만176대로 전년동기 대비 23.9% 줄었다. 이 중 판매량이 증가한 모델은 말리부(0.4%↑)와 카마로(1.3%↑) 등으로 증가폭이 미미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말리부가 중형 세단 시장에서 쏘나타 뉴라이즈 등에 밀리며 판매량이 급감하는 반면 트랙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소형SUV 시장 성장과 함께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트랙스의 성장 원동력이 소형SUV 시장의 확대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등 신차가 출시되면서 준중형 세단과 SUV 시장의 수요를 소형SUV 시장이 흡수하면서 판매량도 자연스레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트랙스의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은 경쟁 모델이 출시된 7월 이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의 상황이 지금보다 여유가 있었다면 트랙스의 판매량도 더욱 늘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소형SUV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마케팅에 좀 더 역량을 집중했다면 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단 것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GM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철수설과 불안정한 재무상태 등으로 마케팅에 온전히 힘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트랙스 판매에 힘을 더 실어줬다면 소형SUV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랙스는 2013년 첫 선을 보이며 국내 소형SUV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투박한 실내 디자인과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서 상품성이 대폭 강화됐고 판매량도 상승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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