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도 총선 후보의 필수코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한 신당 '소나무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한 신당 '소나무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의 후보자 등록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후보자=전과자’의 공식은 피해가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 등록한 후보자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은 범죄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공직선거법 제49조 제4항은 국회의원 후보 등록시 실효된 형을 포함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범죄경력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구 후보자의 34.6%가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1차례 범죄 전과를 지닌 후보도 있다. 죄질도 횡령과 사기, 상습 체불 등 좋지 않은 것도 있었다. 비례대표 후보 역시 4명 가운데 1명이 전과자였다.

‘시스템 공천’을 입버릇처럼 되뇌였던 거대 여야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 147명도 전과자였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은 전 지역구 후보자 254명 가운데 21.6%인 55명이 전과가 있다고 등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246명의 후보자 가운데, 37.3%인 92명이 전과가 있었다. 다만 민주당의 전과자 45명은 국가보안법 등 시국사범이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를 비롯해 당선권 10위 내에 3명이 재판을 받고 있어 국회를 ‘피고인 도피처’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대 전과 보유자는 충남 보령·서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동호 후보다. 장 후보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형,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4건의 벌금형 등을 포함해 총 11건의 전과가 있었다. 전주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와 이기남 히시태그국민정책당 비례대표 후보는 9차례 전과를 지녔다.

세금을 체납한 후보자도 많았다.

비례대표로 출마한 한나라당 박서린 후보는 ‘부모님 명의로 지난 5년간 2억7817만원의 세금 체납 사실이 있다’고 신고했다. 경기 시흥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정필재 후보는 세금 1억891만원을, 고양갑에 출마한 무소속 김성남 후보는 6429만원을 체납한 바 있다. 다만 두 후보는 지난해 5월 세금을 완납했다. 경북 영천시·청도군에 출마한 김지미 무소속 후보는 세금 5490만원을 체납했다.

◆음주운전도 총선 후보의 필수코스?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신학기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및 법규 위반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신학기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및 법규 위반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2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범죄 이력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음주운전’이었다. 사실상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음주운전’ 이력을 지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리는 지경이다.

앞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5대 혐오 범죄’와 ‘파렴치 범죄’를 거론하며 ‘음주운전’을 규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500명 가운데 41명이 음주운전 이력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전체 지역구 후보자 254명 가운데 22명이, 민주당은 전체 지역구 후보자 246명 가운데 19명이 음주운전을 했었다.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 양천을 이용선 후보는 지난 2001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을 처분 받은 데 이어 2004년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음주운전 등을 저질러 벌금 150만 원을 냈다.

경기 평택병 김현정 후보도 음주운전 처벌을 두 차례나 받았다. 2008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 원을 처분받은 뒤 2년 뒤 또다시 같은 이유로 벌금 250만 원을 냈다.

부산 수영 유동철 후보도 2004년과 2013년 각각 벌금 150만 원, 벌금 100만 원씩을 냈다.

◆‘병역 면제’도 상당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18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우연히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18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우연히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이번 총선에 등록한 남성 후보자의 상당수는 ‘병역’을 면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민의힘이 33명이었다. 이외에도 개혁신당 7명, 새로운미래 5명, 진보당·무소속 각 4명, 녹색정의당 3명, 기후민생당·소나무당·자유민주당·한국농어민당 각 1명 순이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천 계양을’의 ‘명룡대전’에서 맞붙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미필’이다. 이 대표는 청소년 시절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입은 골절 후유증으로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발가락 장애를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반론보도

박서린 후보 측은 27일 “과거에도 현재도 세금을 체납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부모님께서 사업의 어려움으로 과거 세금을 체납한 내역은 있으나, 현재는 체납 사항이 없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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