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3578억원, 영업이익 192억원, 영업이익률 5.38%
반도체·핵융합·암 치료 사업 등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이사. 사진=다원시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이사. 사진=다원시스

2021~2022년 2년 연속 적자를 겪고 지난해 비로소 약 193억원의 영업 흑자를 달성하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코스닥 상장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다원시스로, 1996년 회사를 설립한 박선순 대표이사는 22일 파이낸셜투데이와 만나 반도체, 핵융합 발전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말하며 회사의 비전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올해부터 10년 대계(大計)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만 50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원시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3578억4360만9890원, 영업이익은 192억7086만6071원으로 5.38%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투자 지표 측면에서 봤을 때 지난해 실적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83%, 주당순이익(EPS)은 108원이다. ROE는 기업의 이익창출력을 나타내고 EPS는 기업이 1년간 올린 수익에 대한 주주의 몫을 나타낸다.

박 대표는 기존에 영위한 철도사업에서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고, 여기에 반도체·핵융합 사업 등 신사업에서의 성과가 앞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하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3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2021년 11월 당시 3만 6000원선에서 최고점을 찍은 뒤 21일 종가 기준 1만2680원을 기록하는 등 주가가 3분의 1 수준이고 시가총액은 4344억원으로 축소됐다.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있다면?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지난해 자사주 39만7082주를 소각 결정했다. 기존 사업 외에 오랜 기간 미래 성장성이 있는 사업에 몰두했다. 9년간에 걸쳐 투자한 반도체 전(前) 공정 장비 사업과, 미래 에너지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인 핵융합 발전 사업, 반도체 후(後) 공정 및 극 미세 인쇄회로기판(PCB) 조립을 위한 초정밀 레이저 장비 사업(자회사 다원넥스뷰), 새로운 방식의 중성자 암 치료 사업(자회사 다원메닥스)을 영위 중이다.

이 모든 사업은 10년을 준비한 끝에 꽃을 피우려 한다. 원래 계획대로 2~3년전에 꽃을 피웠더라면, 현재의 다원시스는 안정 속에 빠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었고, 시장에서의 다원시스의 가치는 더 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올해에는 성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 약 5%로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을 영위하는 것 같지 않다. 수익성 개선 방안이 있다면?

지난해까지도 코로나로 인한 여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영업이익률이 높지 못했다. 점진적으로 이 여파로부터 벗어날 것이며, 철도사업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본격 시장 진출 및 매출 확대를 이루는 등 철도차량 사업 외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매출 신장과 수익 개선을 이룰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와 수년간 협업을 통해 개발해 온 전공정 설비의 핵심부품이 시장 진입에 순항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매출과 영업이익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반도체 제조 공정은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전(前)공정과 제조된 웨이퍼를 각각의 반도체 제품으로 자르고 패키징 하는 등의 후(後)공정으로 크게 구분한다. 국내에서 전공정 장비를 제조 공급하는 회사는 극소수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다원시스는 9년 전부터, 전공정 중 일부 핵심 공정의 수율을 월등히 향상시키고, 또, 초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의 전원 장치를 개발해 준비했다. 겹겹이 쌓여 있는 철옹성을 부수고, 다원시스의 제품이 드디어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메이커의 장비에 장착돼 최대 반도체사의 제조 양산 라인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전공정의 양산라인에 들어가기까지 무수한 철옹성 관문을 뚫어야만 하지만, 역으로 한번 진입하면 롱런(Long-Run)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올해 반도체 관련 사업으로 올 한해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며, 무엇보다도, 저희 장치를 통한 반도체 공정의 혁신을 바탕으로 당사는 향후 매출 2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보면 2021년 5.87% 2022년 8.91% 지난해 4.82%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올해 연구·개발(R&D) 비중은 얼마나 둘 계획인지?

2022년까지 신규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해야했다. 지난해부터는 개발 결과를 마무리하며 사업화 과정에 있었기에 연구 개발비 투자가 감소했다. 올해에도 고속철을 제외하고 개발 비중보다는 현재까지 신규 개발 사업들의 시장 진출과 매출 증대에 비중을 둘 것이며, 신규 사업의 성과가 확인되면 그때부터 연구개발 비중을 확대할 것이다.

다원시스의 경기도 과천 신사옥 조감도. 사진=다원시스
다원시스의 경기도 과천 신사옥 조감도. 사진=다원시스

◆최대주주인 박선순 대표님 지분이 15.01%로 나와있는데, 지분율이 낮아 추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과 관련해 취약해보인다. 지분율을 더 늘릴 계획은 없으신지?

지분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 장점인 기술과 경영을 함께하며, 회사의 매출과 수익 성장을 이뤄감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준비를 통해 미래 가치 또한 높여감으로써 주주들의 신뢰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앞서 지난달 코스닥 상장 심사를 통과한 자회사 다원넥스뷰의 이전 상장과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 사업을 준비하는 다원메닥스도 내달 중순 상장 심사 청구를 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코스닥 시장 상장을 한다면, 경영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원시스가 지향하는 발전적 미래는 무엇인지, 코넥스 상장 자회사 다원넥스뷰의 코스닥 이전 상장과 다원메닥스에 대해 더 얘기해주신다면?

앞서 언급한 반도체 사업과 함께 또 하나 큰 기대를 하는 것은 핵융합 발전 사업이다. 원자력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방사능 피해로부터 자유롭고 경제적이면서도 대용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핵융합 발전만이 에너지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전기차 사업이 국가 주도(국가 예산 내 사업)에서 민간 기업(테슬라) 주도로 전환되면서, 전기 자동차 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듯이, 핵융합 발전 사업도 국가가 주도한 것에서 민간 기업(구글이 핵융합 스타트업 TAE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하는 등)주도로 전환되기 시작해, 급속도로 빠르게 핵융합 발전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다원시스는 국내 핵융합로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 소재하는 국제 핵융합로의 가동과 제어를 위한 핵심 장치인, 핵융합 전원 장치를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고 추가 공급 예정이다. 핵융합 전원 장치의 비중은 전체 설비비의 약 1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로봇산업의 미래 가치가 급격히 치솟았듯이, 핵융합 발전 사업 또한 언제든지 떠 오를 잠재력을 내재하고 있다.

다음은 초정밀 레이저 장비 사업이다. 자회사인 ‘다원넥스뷰’는 초정밀 레이저 장비 사업을 하고 있다. 광학 기술과 초정밀 제어 구동 기술, 비전 검사 기술 등 첨단 기술이 복합돼 반도체 시험을 위한 프로브 카드 제조용 마이크로 레이저 본딩 장비, 인텔 CPU 칩 등 극 미세 칩 PCB 제조용 마이크로 젯 레이저 솔더링 장비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모두 1마이크로미터(㎛)의 정밀도를 갖고 있으며, 세계 1등을 구가하고 있다. 이 사업 또한 개발부터 시작해 11년을 준비했고, 이제 본격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다원넥스뷰는 코스닥 이전 상장 심사를 최종 통과해 이달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전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더 빠른 발전을 이룰 것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다원메닥스는 붕소 중성자 포획 암 치료(BNCT)라는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 시스템을 2015년부터 개발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 중이다. 암 치료 사업은 우리의 큰 미래다. 다원메딕스가 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이유는, 오래 전부터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한 거대 가속기 사업 및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거대 가속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중성자를 발생시키기 위한 핵심 장치인 소형 의료용 가속기를 개발할 수 있었고, 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양성자 치료법이나 중입자 치료법은 치료시에 환자에게 방사선 피폭이 커서 한번 치료 후에 회복기를 갖기를 반복하며, 20회 이상 치료를 해야 한다.

반면, 다원메닥스가 보유한 BNCT 치료법은 매우 작은 방사선 피폭만을 가지에 단, 1회의 치료만으로 온전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BNCT 치료법은 암을 세포 단위로 치료해 암이 작게 분산돼 있거나 암조직과 정상 조직이 혼재되어 있거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암들이 산재되어 있는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다원메닥스는 뇌종양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그 치료 효과가 탁월한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두경부암 임상 시험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유방암과 폐암에 대한 임상 시험을 준비할 것이다. 다원메닥스는 기술 특례 상장을 위한 기본 조건인, 2개의 전문 평가 기관에서의 기술성 평가 결과 A를 받았고, 내달 중순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원시스는 가능성이 높고, 가치가 높은 사업들로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업의 비중도 발전성과 수익성이 좋고, 미래 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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