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차례 교섭 끝에 임시 합의안 극적 도출
서강현 “실적 둔화에도 최대 성과금 제시”
다음 주 조합원 투표 타결 시 최종 마무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작년 9월부터 평행선을 달려온 현대제철 노사가 마침내 임금 협상 임시 합의안을 마련했다. 회사가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성과금을 제시한 가운데 노조 역시 대내외적 난관이 산재해있는 현 경영 환경을 감안하는 등, 양측 모두 반발 물러서 절충안을 도출한 모양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 5개(인천·당진·순천·포항·하이스코) 노조 지회와 사측은 21차례의 교섭 끝에 2023년도 임금 협상 임시 합의안을 마련했다. 주요 골자는 기본급여 10만4000원 인상과 성과급 400% 및 격려금 지급 등이다. 소급분을 포함할 시 평균적인 임금 인상폭은 약 3000만원 수준이다.

그간 현대제철 노사는 임협과 관련해서 팽팽한 대치를 이어왔다. 회사는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30만원 등을 제시한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 25% 수준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해를 넘기고도 난항이 계속되자, 5개의 노조 지회는 13일 ‘48시간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노조 측이 이를 유보하긴 했지만 양쪽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건 변함없었다. 진전이 없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노조 설득에 나섰다.

18일 임직원들에게 본인 명의의 담화문을 전한 서강현 사장은 교섭 현황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노사가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 대신 대화라는 소통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영 상황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철광석·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 급등과 전기료 인상 및 고환율 상황까지 겹쳐 원가 상승이 심화하고 있고,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외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하기까지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2021년 2조4475억원이었던 현대제철의 연간 영업이익은 그 이듬해 33.95% 줄어든 1조616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작년에는 전년비 반토막 난 798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경영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성과금을 제시했다”라는 서 사장은 “지금이 위기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고 회사는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무엇이 진정으로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조 역시 해를 넘기고도 기약 없이 늘어지는 임협에 부담을 느낀 모습이다.

금속노조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는 “더 이상 시간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의 전체 손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지향성을 갖고 2024년 임단협을 준비하는 것이 조합원을 위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으며, 충남지부는 “최종 제시안이 임금성은 부족하지만 사내복지기금 조성이란 초석을 그리는 희망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부족한 점은 2024년 임단협을 통해 반드시 채워나갈 것”이라며 이번 합의 소식을 전했다.

한편 현대제철 각 노조 지회는 이번 합의안을 두고 다음 주에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원 투표 문턱을 넘을 경우, 현대제철의 2023년도 임금 협상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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