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
음식가격 할인 대신 무료배달로 전환
‘조삼모사’ 논란에도 점유율 확대 가능성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가 치솟는 배달비 부담으로 늘어난 ‘방문 포장’ 수요 잡기에 나섰다. 사진=쿠팡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가 치솟는 배달비 부담으로 늘어난 ‘방문 포장’ 수요 잡기에 나섰다. 사진=쿠팡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가 치솟는 배달비 부담으로 늘어난 ‘방문 포장’ 수요 잡기에 나섰다. 쿠팡은 배달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노린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경쟁사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의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자사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이츠는 기존에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주문 시마다 음식값을 10% 할인해주는 ‘와우할인’을 제공해왔으나 26일부터는 배달비 무료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즉 음식값 가격 할인 혜택은 사라지고 배달비 무료로 대체되는 식이다.

와우회원은 주문 횟수나 금액, 배달 거리와 관계없이 배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또 별도 쿠폰 등을 적용하면 음식 가격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배달비 0원’ 서비스는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세이브 배달)' 서비스에만 적용된다. 한집에만 빠르게 제품을 배달하는 ‘한집 배달’ 서비스에는 여전히 배달비를 지불해야 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이 됐던 배달비를 아예 없앴기 때문에 고객들은 부담을 덜게 되고 외식업주들은 추가비용 부담 없이 매출 증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4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음식 가격 10% 할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할인 부담을 업주가 아닌 쿠팡이 직접 부담해 점주의 부담도 줄었다. 이 때문에 할인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1월 일간활성이용자수(DAU)를 100만명대 이상 돌파하면서 요기요의 DAU를 추월했다.

이에 배민도 즉각 대응했다. 한집배달 시 점주 부담 배달비와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을 배민이 정하는 ‘배민1플러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점주가 배달팁을 개별적으로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운영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배민의 재빠른 대응과 소비자 확대에 고무된 쿠팡은 무제한 무료배달을 추가로 꺼내들며 시장 장악에 나선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3000~4000원에 달하는 배달비와 높은 물가를 부담스러워하면서 방문 포장을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배달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1950명 중 317명(38%)은 배달 대신 포장 횟수를 늘렸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정책 변경에 대해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쿠팡의 정책 변경이 실제로 유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쿠팡 플랫폼 자체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온다.

A업계 관계자는 “묶음배달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측면”이라며 “소비자 혜택은 강화하고 플랫폼의 비용 부담은 늘리면서 쿠팡이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출혈경쟁을 펼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음식 배달비는 3000원 안팎”이라며 “음식 가격과 배달비가 얼마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체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서비스 도입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정책으로 보이지만 입점 점주의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내야하는 중개 수수료는 어차피 똑같다. 사실상 ‘조삼모사’라고 볼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쿠팡의 배달시장 출혈경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배달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때와는 달리 최근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017년 2조7325억원이던 배달음식 거래액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2020년 17조3370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다 2021년에는 26조2000억원대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26조5940억원까지 커졌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후 외식수요가 다시 늘었고 음식 배달이 다소 줄면서 지난해 배달음식 시장은 역성장했다. 지난해 배달음식 시장 거래액은 26조4326억원으로 전년보다 0.6% 소폭 감소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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