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나선 최경환, 도태우가 그나마 변수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을 약 3주 가량 앞두고 여야의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국민의힘은 전국 지역구 254개에 대한 공천 작업을 모두 완료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역시 일부 지역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구에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제22대 총선’을 맞아 유권자의 ‘올바른 권리 행사’를 위해, 각 권역별·지역별 후보와 역대 표심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국민의힘 ‘텃밭’ 대구·경북...기적은 있나?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대구(왼쪽)와 경북(오른쪽)의 결과.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대구(왼쪽)와 경북(오른쪽)의 결과. 

이른바 ‘TK’라고 불리는 대구와 경북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텃밭’이다. 1987년 이후 역대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 및 한나라당, 민주자유당 등의 독식이 이어졌다.

지난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대구 12석과 경북 13석 등 모두 25곳의 지역구 가운데 24곳을 싹쓸이했다. 그나마 1곳이었던 대구 수성을도 홍준표 당시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곳이다. 

물론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변’은 있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대구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민주당 계열의 홍의락 의원은 대구 북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었다.

하지만 역대 선거에서 ‘보수 정당’ 강세는 계속됐다. 자유민주연합 또는 친박연대 등의 제3지대 정당의 ‘깜짝 강세’도 존재했지만, 이마저도 ‘보수’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TK 표심’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실제로 여당인 민정당이 지역구 87석을 획득하는데 그쳤던 1988년 총선에서도 대구와 경북은 총 29석 가운데 25석을 몰아줬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도 당시 여당이었던 민자당은 물가 상승과 부정부패, 당내 갈등으로 지지율이 저조했음에도 총 32석 가운데 22석을 가져갔다. 통일국민당과 무소속이 각각 4석, 6석에 그친 것을 비교하면 대다수 의석이었다.

다만,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정체를 겪기도 했지만, 이후 16대 총선에서 뒤집었다.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대구와 경북 27석 가운데 1석을 제외한 26석을 휩쓸었다. 이어진 18대 총선에서도 친박연대를 포함해 비슷한 기조가 이어졌고, 19대 총선에서는 대구와 경북의 27석을 모두 독식했다.

◆대구와 경북 대진표?...무소속 바람 있을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대구와 경북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대구가 12곳, 경북이 13곳으로 총 25곳이다.

대구 유권자 수는 가장 최근 선거인 2022년 6월 지방선거 기준으로 204만4579명이었다. 이중 88만 3141명이 투표에 참여해 43.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투표율 50.9%보다 다소 낮았다. 경북 유권자수는 지방선거 기준 226만8707명이었다. 이중 119만4595명이 투표에 참여해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높은 52.7%의 투표율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TK 25개 지역구의 후보자 공천을 지난 17일 모두 마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인재난’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대구 8개 선거구와 경북에서는 11개 선거구에만 공천자를 확정했다.

여야 외에는 ▲자유통일당 11명(경북 6·대구 5) ▲개혁신당(대구) 2명 ▲녹색정의당(경북) 1명 ▲진보당 3명(경북1·대구 2) ▲새진보연합(대구) 1명 ▲새로운미래(경북) 1명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 출마자도 15명(경북 10·대구 5)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대구 중·남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인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과 민주당 소속으로 허소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맞붙는다. 여기에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대구 서구에서는 현역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서중현 전 서구청장이 무소속으로 나오고, 대구 수성갑에서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강민구 전 시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대결한다.

경북에서는 포항북에서 민주당 소속 오중기 후보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무소속의 이재원 후보가 경쟁을 펼치는 포항북 지역이 있다. 여기에 경산에서는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맞이한다.

◆대구와 경북의 관심 지역은?

사실 대구와 경북에서는 ‘기르던 강아지가 출마해도 국민의힘 소속이면 당선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가 많다는 뜻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인물난’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대구와 경북은 ‘본선’보다는 ‘공천 상황’에 따른 관심이 컸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은 김부겸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의 싸움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옆 동네인 수성을 선거도 관심 지역이었다. 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홍 시장은 당선됐고, 입당 후 대구시장까지 접수했다.

2016년 총선도 대구는 관심을 받았다. 보수당 내에 진박감별사가 등장했고, 유승민 전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 전 의원은 무난하게 당선됐고, 주호영 의원도 무소속으로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두 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경북 경산에서 맞붙는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최경환 무소속 후보. 사진=연합뉴스
경북 경산에서 맞붙는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최경환 무소속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번 제22대 총선도 마찬가지다. 대구와 경북에서 그나마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은 경산이다. ‘친박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무소속으로 출마, 용산 출신의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맞대결을 펼친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경북 경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지연 후보는 32%, 최경환 후보는 42%로 두 사람 간 격차는 오차범위(±4.4%포인트) 밖인 10%포인트였다.(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 응답율 12.6%,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구 중·남구의 분위기도 비슷한 상황이다. 5·18펌훼 발언 등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도 변호사의 자리에는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차관은 대구 성광고를 졸업했으나 그동안 지역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 취소를 번복해 지역에 혼란을 준 데다 연고가 거의 없는 인물을 대신 공천함에 따라 지역 반발이 적잖을 분위기다. 이 지역에는 민주당 허소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졌고 3명이 경쟁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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