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배구조. 출처=LG, 하이투자증권
LG그룹 지배구조. 출처=LG, 하이투자증권

LG가 1조6830억원에 이르는 순현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자사주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런 기조가 결국 기업의

고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지주 담당 연구원은 LG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의 별도 재무상태표를 보면 순현금만 1조6830억원이다. 이에 대한 당초 활용 계획을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 5000억원, 성장투자 1조3000억원 이상, 운영자금 4000억원 등이 책정됐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투자의 경우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 협력 등으로 1000억원, 클린테크 기업 발굴 203억원,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 발굴 200억원, 기타 유망 스타트업 발굴 171억원 등으로 총 1574억원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당초 계획한 성장투자 1조3000억원 이상 수준에는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신규사업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적분할의 명분이 퇴색되고 있다. 즉, 현금만 쌓일 뿐 동사 고유의 성장 모멘텀이 멈춰져서 시간만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LG는 2022년 5월 2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7일 기준 3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자사주 매입이 “단지 수급요인으로 인한 주가하락 방어 역할만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자사주 매입 이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주들이 명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이라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LG의 보통주 주당 배당금 추이를 보면 ▲2017년 1300원 ▲2018년 2000원 ▲2019년 2200원 ▲2020년 2500원 ▲2021년 2800원 ▲2022년 3000원 ▲2023년 3100원으로 7년 평균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64%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 연구원은 LG가 향후 순현금 1조6830억원을 활용해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주장할 수 있는 배경엔 최근 정부가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근절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 속에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자사주 제도 개선에 나섰으며, 이런 기조가 결국에는 기업들의 고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이사회 중심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과 이행을 공식화했다”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스튜어십코드(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행동 원칙을 규정한 자율 규범)활동과 맞물리면서 미이행 상장기업에 대한 주주활동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주주총회 주주제안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 등이 펼쳐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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