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영업익 1317억원…7분기 만에 흑자전환
재무안정성 강화 위해 올해 2조원대 시설투자 진행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철동 사장이 첫 번째 시험대에서 희망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정철동 사장은 사업 본질에 집중해 원가혁신을 이뤄냄과 동시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24일 ‘2023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3959억원, 영업이익 1317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505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조2718억원(이익률 17.2%)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7조3016억원) 대비 1.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8757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흑자 기록은 7개 분기 만이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계절적 수요 확대에 따른 TV, IT용 중대형 제품군 출하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가시화되며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올레드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원가혁신과 운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비용 감축 활동을 지속 추진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2년간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불황을 겪어 왔다. 지난 2022년 2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적자만 4조765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23일 이사회를 통해 LG디스플레이 ‘지휘봉’을 잡은 정철동 사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본질’이다. 정 사장은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 최고생산책임자와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거쳐 2019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맡는 등 LG그룹 내에서 부품과 소재 사업을 두루 거쳤다.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원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은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업의 본질은 고객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라고 말했다.

특히 “원가혁신과 사업목표 달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턴어라운드를 앞당기자”며 “모든 사업에서 경쟁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수율·생산성·재료비 등에서 고강도의 원가혁신을 추진해 사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해서 회사를 재무적으로 강하게 만들고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건전성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한 다음에 흑자 전환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해서 빠른 시간 내에 (흑자 전환을) 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재무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2조원대 시설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24일 오후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캐팩스(CAPEX·시설투자)는 2022년 대비 1조6000억원 축소된 3조6000억원을 집행했다”며 “올해는 재무안정성 강화 기조 아래 필수 경상 투자 및 고객들과 협의된 프로젝트 중심으로만 진행해 캐시아웃(현금인출) 기준 2조원대의 캐팩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어 올해도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겠으나 올레드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해 고객 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전사 차원에서의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 활동 등도 지속 전개하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더욱 높여 지난해보다 실적을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 경쟁력과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진행 중인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은 1만70원으로 결정됐다. 1차 발행가 기준으로 예상 조달 자금은 1조4318억원이다. 2차 발행가액은 다음달 29일 확정되며, 신주 확정 발행가액은 1, 2차 발행가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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