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액션스퀘어
사진=액션스퀘어

대체적으로 부정적(Mostly Negative).

와이제이엠게임즈와 액션스퀘어가 지난 5일 출시한 ‘킹덤: 왕가의 피’의 첫인상이었다. 게임을 리뷰한 유저 5명 중 1명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원작 드라마의 후광으로 일찌감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기대감은 출시 직후 혹평세례로 뒤바뀌었다.

짧은 시간 ‘킹덤: 왕가의 피’를 직접 플레이해 보고 나니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평가는 박한 것이 아닌가?”와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게이머들의 리뷰들도 하나같이 납득이 갈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게임의 재미를 오롯하게 느끼지 못하는 플레이 환경’이다.

기본적으로 ‘킹덤: 왕가의 피’는 ‘손맛’에 초점을 맞춘 액션 RPG다. 여러명을 무쌍으로 베어내는 것보다는, 패링(튕겨내기) 등을 통해 상대방과의 일합을 겨루는 소울라이크 문법을 채택했다. 기본공격과 특수·연계공격 등 다양한 공격과 스킬들을 조합하고 활용하는 것이 핵심 재미이며, 이에 비즈니스 모델(BM) 상당 부분도 캐릭터 스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게임의 핵심 재미들을 방해한 불안정한 내부 환경이었다. PC·모바일 디바이스를 막론하고 최적화와 발열 이슈가 지속적으로 뒤따랐고 서버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기본적인 전투 판정부터 제자리 구르기, 상대방의 순간이동 등에 대한 지적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하나같이 액션 RPG에 치명적인 이슈가 아닐 수가 없다.

두 번째는 ‘플랫폼 차원의 애매함’이다.

‘모바일으로도 제대로 된 수동 액션 전투를 구현하겠다’라는 것이 애시당초 ‘킹덤: 왕가의 피’의 탄생 배경이었다. 즉 ‘킹덤: 왕가의 피’는 ‘편의성’을 앞세워 오늘날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득세하고 있는 방치형 게임, 자동 사냥 MMORPG가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던 안티테제 격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승부처였던 ‘수동 조작 액션’이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겐 적잖은 피로감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십수분 동안 전력을 다해야 겨우 깨는, 이조차도 중도 사망 시 다시 해야 하는 스토리 모드는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라는 것이 장점인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썩 어울리지 않는 플레이 방식이었다. ‘수동 조작’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반복적인 전투 피로도를 덜어줄 편의 시스템이나 장치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스테이지를 거듭해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선형적인 플레이 방식도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이럴 거면 킹덤 IP를 굳이 왜 활용했을까’ 싶을 정도로 빈약한 내러티브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과 보스 이름만 빼놓고 보면 사실 ‘킹덤’이 아닌 신규 IP였더라도 모를법했다.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박하지 않나”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다. 엇비슷한 타이틀들이 매일같이 수십종씩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소 게임사가 호기롭게 ‘수동 액션 RPG’를 가져온 것만으로도 적잖은 가점 요소다.

하지만 그 과감함이 낮은 완성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순 없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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