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에 담긴 ‘디지털 트윈’과 ‘메타버스’

국내 최대 철강회사 포스코의 새 사령탑으로 이시우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했다. ‘철강 본원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그는 ‘똑똑한 제철소’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시우 신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28일)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한양대 금속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1985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래 포스코 마하라스트라(인도) 법인장, 철강생산전략실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생산기술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전통 철강맨’이다.

이 같은 업력에 갈맞게 이 사장은 “철강업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미래에도 포스코 그룹의 핵심 사업”이라는 취임 일성을 내놓았다. 그리고 포스코가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두 가지 방안으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메타버스(Metaverse)’를 제시했다.

제조 공정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가진 스마트 제철소를 구현하고, 마케팅·구매 등 비제조 분야에서는 메타버스 실행을 통해 사무 생산성을 혁신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는 최근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후보의 방향성과도 맞닿아있다. 장 회장 후보는 과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제철소의 ‘스마트 팩토리’ 체계를 구축하며 국내 기업 최초의 ‘세계경제포럼 등대공장’ 선정을 이끌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더한 차세대 스마트 제철소는 ‘자동화’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서 한층 고도화된 단계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사물을 가상공간에 3D 모델로 똑같이 모사하고, 현장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산업 공정에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현하게 될 경우,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특히나 오늘날 산업 현장에서 최우선시되고 있는 안전 예방 차원에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포스코DX는 재작년부터 기존의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다면, 비제조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를 통해 사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올해 초 포스코와 포스코DX는 1697억원 규모의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협약(LOA)’ 체결 소식을 알린 바 있다.

협약에 따라 포스코의 영업-생산-주문-판매에 이르는 마케팅 전 과정을 2026년 12월까지 3년에 걸쳐 메타버스 기반 시스템으로 디지털 전환할 예정이다. 설계 및 구축 기간 등을 감안해 고객 경험 강화·영업활동 개선 시스템은 2025년, 계획 수립 최적화 및 품질경영 고도화 시스템은 2026년에 순차적으로 오픈한다.

해당 사업을 위해 포스코DX는 ‘철강산업 공급망관리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수행할 마케팅메타버스추진반까지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포스코가 디지털 전환 전략 고도화를 지속 전개함에 따라, 포스코DX와의 그룹사간 협력도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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