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2배 ‘어닝쇼크’...부채비율 136%→220%
“적자·부채 중심 성장모델” vs “규모의 경제 아닌 규모의 한계”
점유율 80%에서 멈춰버린 성장세...“비용 혁신 쉽지 않아”

쏘카 기업로고.
쏘카 기업로고.

국내 최대 규모 차량 공유 업체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쏘카가 지난해 영업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향후 수익성 개선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관측이 이어졌다.

매출 규모의 성장이 한계에 가까워진 상황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산업의 본질적인 한계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21일 쏘카의 연결기준 영업실적 잠정 공시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해 매출액 3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3975억원 대비 0.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97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영업이익 95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15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당기순손실 181억원에서 적자폭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했다.

쏘카 측은 영업손익 변동의 주요 원인을 “중고차 매출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주식보상비용 및 대손상각비 등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하락”이라고 밝혔다.

쏘카는 지난 수년간 누적적인 적자에 올해의 어닝쇼크가 더해지며 결손금이 3283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쏘카의 자본총계 2125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2022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후 불과 1년여 만에 자본총계가 2475억원에서 10% 이상 축소됐다.

부채 규모도 2022년 말 3381억원에서 지난해 말 4672억원까지 38%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36%에서 220% 수준까지 급증했다.

그간에는 부채 중심 경영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상당히 우세한 분위기였다. 일례로 쿠팡처럼 부채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룬 후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바탕으로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는 성장모델도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쏘카가 직면한 산업구조의 본질적인 한계가 부각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형 성장이 한계에 가까워졌음에도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일종의 ‘규모의 한계’에 직면하는 산업이 존재한다”며 “고정비 대비 변동비의 비중이 높은 산업, 특히 원가에 해당하는 상품을 가공 없이 재생산하는 개념의 렌트 산업 등은 1차 산업의 비용 구조에 상당히 의존적이기에 자체적으로 혁신적 비용 절감을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쏘카는 지난해 말 외형 성장의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고점에 도달한 모습이다. 지난 수년간 연도별 매출성장 추이를 보면 ▲2020년 2205억원 ▲2021년 2890억원 ▲2022년 3975억원 ▲작년말 3984억원의 지표를 보였다. 2022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횡보한 모습이다. 동시에 비용은 더욱 늘어나 적자 폭만 키운 셈이다.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80%에 육박하면서 더 이상의 극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비용 측면의 구조적 혁신이 유일한 활로로 여겨지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거란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쏘카 측은 “운용 차량을 적기에 탄력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운용효율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올해 3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해 고성장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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