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환 전환사채 물량 '600억원' 규모
전환가 조정시 주식 전환 물량 급증...총 주식 20% 수준

카나리아바이오 주가가 끝 모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대주주측에서 보유 주식을 장내 처분하는 등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끼친 데다, 잔여 전환사채(CB) 물량의 대대적인 리픽싱(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을 앞둬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나리아바이오 주가는 연초 5290원 대비 약 74% 하락한 139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막대한 주가 하락은 불과 두 달 남짓한 기간 내에 급격히 진행됐다.

카나리아바이오 주가 급락은 개발 중이던 신약 ‘오레고보맙’이 임상시험 중단 위기에 직면하면서 시작됐다. 오레고보맙은 난소암 치료제로서 사실상 카나리아바이오의 핵심 역량으로 평가됐다.

지난 17일 오레고보맙이 글로벌 임상3상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로부터 임상중단 권고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달 16일 종가 5050원에서 17일 종가 3540원으로, 18일에는2480원까지 추락했다.

대형 악재에 최대주주 측에서도 보유주식을 장내매도하면서 부정적인 주가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카나리아바이오 최대주주(카나리아바이오엠)의 특수관계인인 세종메디칼은 하한가 시작된 지 이틀 후인 이달 19일 보유주식 51만1000주를 처분단가 2205원에 장내매도했다. 이어 24일 재차 51만1174주를 단가 1585원에 장내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여전히 악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환사채(CB)의 리픽싱이 몰고 올 후폭풍이 남았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CB를 발행해 조달해왔다. 단기간의 급격한 주가 하락을 반영해 전환가가 조정될 시 전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주식수도 급격히 불어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나리아바이오의 미상환 전환사채(4~8회차) 잔액은 권면 850억원 규모에 달한다. 전환가는 대개 5000원 선에서 형성돼 있으며 전환가능주식수는 당시 기준 1710만6239주다. 이 중 현재까지 250억원 규모의 물량이 당시 전환가로 전환이 이뤄져 491만1521주가 신규 상장됐다.

남아있는 권면 600억원 규모의 물량이 현재 시가를 반영해 리픽싱될 경우 전환가는 최소 3분의 1 수준까지 조정된다. 전환가능물량 역시 약 1200만주에서 세 배 이상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 총주식수의 약 20%에 육박하는 규모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증가)리스크로 불거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주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변동하는 특성을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메자닌 사채를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경우 리픽싱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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