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동종 장르 신작 출시 앞둬
아이언메이스, 선발 주자 지위 시험대

사진=체프게임즈 ‘다크앤다커’ 페이지 캡처
사진=체프게임즈 ‘다크앤다커’ 페이지 캡처

‘다크앤다커(Dark and Darker)’를 놓고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상호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쌍방 기각됐다. 일련의 논란은 차치하고 일단 아이언메이스가 본안 판결 이전까지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명분은 확보한 셈.

그럼에도 ‘다크앤다커’는 글로벌 게임 최대 플랫폼 스팀(Steam)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다크앤다커’의 문법을 채택한 게임들은 잇따라 스팀 등판을 앞두며 선발 주자의 지위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수원지법 민사31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넥슨이 아이언메이스 법인과 임직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했다.

중세 판타지 배경의 PC 게임 ‘다크앤다커’는 작년 2월 진행된 테스트 기간 스팀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타이틀이다. 하지만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가 개발 과정에서 ‘넥슨의 P3 프로젝트(미출시)를 유출했다’라는 의혹이 나왔고, 이에 작년 4월 넥슨은 ‘다크앤다커 서비스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P3 프로젝트 결과물은 넥슨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고, 아이언메이스 및 그 임직원들이 ‘다크앤다커’ 게임을 개발·출시하는 과정에서 넥슨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상당 부분 소명됐다”라고 봤다.

다만 “신청이 인용될 경우 아이언메이스는 본안 소송에서 다투어 보기도 전에 영업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라며 “반면 침해될 여지가 있는 넥슨의 경제적 이익은 본안 소송 등에서 금전으로 전보될 수 있고, 넥슨에 본안 판결 전에 시급히 가처분을 명하여야 할 정도의 현저한 손해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다크앤다커’ 법적 분쟁은 본안 소송을 통해 최종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021년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한 바 있으며, 현재 관련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사진=미스릴 인터랙티브

우선 아이언메이스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다크앤다커’를 국내 서비스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사실 아이언메이스는 연초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다크앤다커’의 등급을 분류함에 따라 이미 국내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가처분 기각으로 ‘단기간 내 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다’라는 우려를 일부 해소한 것.

문제는 접근성이다. ‘다크앤다커’는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이유로 글로벌 최대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퇴출된 상태다. 게이머들이 주로 활용하는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며 마케팅 활동 등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받고 있는 셈이다.

통상 PvP(이용자 간 대결) 콘텐츠를 영위하는 게임에서 신규 유입 없이 ‘고인물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스팀 시절 10만명을 상회하던 ‘다크앤다커’ 동시 접속자 수는 일련의 사태 끝에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 1만명 안팎을 오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는 와중 ‘다크앤다커’와 궤를 함께하는 후발 주자들은 본격적인 출시 궤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미스릴 인터랙티브는 지난 27일 던전크롤러 장르 PC 신작 ‘던전본(Dungeonborne)’의 트레일러 영상을 최초 공개했다. 이는 ‘프로젝트 크롤(Project Crawl)’으로 불려오던 신규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이다.

‘던전본’은 오는 3일부터 13일까지 스팀을 통해 데모 플레이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6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신작 소개 행사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도 참가한다. 액션스퀘어의 신작 ‘던전 스토커즈(Dungeon Stalkers)’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같은 행사에 등판한다. 완성도에 따라 스팀을 등에 업은 이들이 ‘다크앤다커’의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이처럼 유사 게임들이 난립하고 있는 형국에서 ‘적장자’로 불릴만한 ‘다크앤다커 모바일’도 올 상반기 출시될 계획이다. 개발사인 크래프톤은 작년 8월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다만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설명할 때 “100% 독자 개발했고 이름만 빌렸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일련의 법적 분쟁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여왔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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