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 웹소설 연재
“방대한 게임 세계관 몰입 높일 수 있어”
게임사가 직접 웹소설 공모전 개최하기도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웹소설 ‘아라드의 빛 : 먼저 걷는 자’와 ‘RF 온라인’ IP로 연재되고 있는 웹소설 ‘배드 본 블러드’. 사진=네이버 시리즈 캡처

“던파에 인생을 걸었다가 인생이 던파가 되어버렸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다각화된 IP(지식재산권)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편화된 굿즈 사업을 넘어 게임 세계관 기반의 웹소설 제작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일부터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IP를 활용한 웹소설 ‘아라드의 빛 : 먼저 걷는 자’를 연재하고 있다. 레드아이스 스튜디오와의 협업작인 ‘아라드의 빛 : 먼저 걷는 자’는 주인공이 게임 속에 들어가 ‘아라드’ 세계를 모험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집필을 맡은 이수백 작가는 본인의 ‘던파’ 플레이 경험을 웹소설에 담는 한편, 이용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스토리를 구축하고자 처음부터 다시 ‘던파’를 플레이하면서 세계관·시나리오·퀘스트 등 게임 전반을 연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넷마블이 ‘RF 온라인 넥스트’ 출시를 앞두고 ‘RF 온라인’ IP를 바탕으로 연재 중인 웹소설 ‘배드 본 블러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네이버 시리즈를 통해 연재 중인 ‘배드 본 블러드’는 9.4점의 높은 별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월간 판타지 장르 순위 2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윤혜영 넷마블 IP사업실 실장은 “웹소설 ‘배드 본 블러드’는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공개한 ‘RF 온라인 넥스트’의 출시에 앞서 ‘RF 온라인’ 세계관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원작의 세계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면서 “또한 웹소설로서도 유저분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작품성과 재미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역시 자사가 서비스하고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모바일 RPG ‘에픽세븐’ IP를 활용한 웹소설을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통해 연재하고 있다. ‘에픽세븐’ IP 최초의 웹소설 ‘사관학교의 슈트 입는 영웅님’은 지난 5일까지 총 232화가 연재됐으며, 누적 조회수는 129만회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통해 연재되고 있는 ‘에픽세븐’ IP 기반 웹소설 ‘사관학교의 슈트 입는 영웅님’.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통해 연재되고 있는 ‘에픽세븐’ IP 기반 웹소설 ‘사관학교의 슈트 입는 영웅님’.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소설 원작 게임들이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룬의 아이들>을 배경으로 하는 넥슨 ‘테일즈위버’가 대표적이며,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달빛조각사’도 동명의 게임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크래프톤은 이영도 작가 <눈물 마시는 새> 게임화를 발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들과 반대로 ‘아라드의 빛 : 먼저 걷는 자’와 ‘배드 본 블러드’는 게임으로부터 탄생된 소설들이다. 특히 오늘날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웹소설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 같은 ‘미디어 믹스’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대하고 깊은 게임 세계관을 문장화하고 풀어쓰면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웹소설이 과거에 비해 더 대중화됐다 보니, 이용자 접점과 IP를 확대하는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게임사들은 유저들과 함께하는 공모전을 직접 열기도 했다.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검은사막 X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공모전’을 개최하고 지난달 수상작을 발표했다. 선정된 총 14편의 작품들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되며, 2차 저작물 제작 가능성도 검토될 예정이다.

넥슨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블루 아카이브’ 웹소설 및 웹툰 공모전을 개최한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총괄 PD는 “‘블루 아카이브’는 2차 창작에 대한 선생님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에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 공식 세계관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