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시연 후 첫 글로벌 테스트까지 ‘가속페달’

사진=데브시스터즈

두 명의 공동 대표는 경영 안정화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책임 경영에 나선다. 본사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쿠키런’ IP(지식재산권)로 궤도에 오른 데브시스터즈가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이드 불릿’과 ‘브릭시티’ 등 최근 출시한 신규 IP 타이틀들이 미진한 성과를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과거 ‘데드사이드 클럽’이란 이름으로 한 차례 얼리 액세스를 중단했던 ‘사이드 불릿’은 최근 재출시 두 달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며 또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비상 경영 상황에서 데브시스터즈가 믿을 건 결국 회사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쿠키런’이었다.

올 3월 판호를 취득한 ‘쿠키런: 킹덤’의 중국 진출이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쿠키런: 모험의 탑(캐주얼 협동 액션) ▲쿠키런: 마녀의 성(퍼즐 어드벤처) ▲쿠키런: 오븐스매시(실시간 배틀) 등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지닌 차기 게임들도 개발되고 있다.

개중에서도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쿠키런: 모험의 탑’은 지난 16일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인게임 4인 협동 레이드 모드의 모습. 영상=쿠키런: 모험의 탑 공식 유튜브
인게임 4인 협동 레이드 모드의 모습. 영상=쿠키런: 모험의 탑 공식 유튜브

‘쿠키런: 모험의 탑’은 배형욱 총괄 프로듀서 지휘하에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초기 멤버들이 개발하고 있는 타이틀이다. 특히 배 총괄 프로듀서는 과거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기념비적인 역주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쿠키런: 모험의 탑’의 게임 장르는 유저 간 실시간 협력과 몰입도 높은 직접 조작 전투 경험을 앞세운 캐주얼 협동 액션이다. 유저는 몬스터로 가득한 신비로운 ‘팬케이크 타워’를 오르기 위해 쿠키들의 고유 전투 능력과 속성을 활용하고 다양한 액션 전략을 펼쳐야 한다. 

중점을 둔 요소는 ‘협동’이었다. 레이드 모드에서는 유저 4명이 한 팀이 돼 실시간으로 협동하면서 강력한 보스를 물리쳐야 하며. 스토리 모드에선 친구의 것까지 도합 4종의 쿠키를 활용하며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오락실에서 즐기던 ‘던전앤드래곤’과 ‘천지의 먹다’ 등 4인 협력 게임은 ‘쿠키런: 모험의 탑’에 큰 영감을 줬다고 한다.

‘쿠키런: 모험의 탑’은 3D를 채택한 첫 ‘쿠키런’ 모바일 게임이기도 하다. 배 총괄 프로듀서는 “3D니까 쿠키 앞뒤가 다 보이더라. 다양한 각도에서 봐도 자연스러운, 쿠키다운 형태의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고 3D로 봤을 때도 ‘귀엽고 갖고 싶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형욱 오븐게임즈 대표 및 ‘쿠키런: 모험의 탑’ 총괄 PD가 지난 17일 열린 합동 인터뷰에서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보기 드문 4인 협동 액션 장르라는 점, 쿠키런 최초의 3D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 외에 배형욱 총괄 프로듀서가 내세운 ‘쿠키런: 모험의 탑’만의 방향성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특정 연령·유저층만 즐기는 게 아니라, 모든 연령대가 즐기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

배 총괄 프로듀서는 “제 아이들도 지스타에 와있는데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었으면 한다. 잔인하거나 불편한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닌, 유쾌하고 발랄한 게 바로 쿠키런 IP지 않나”라면서 “자녀와 가족, 친구와 연인이 편하고, 재밌고, 유쾌하게 협동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지향점을 밝혔다. 진중하게 인터뷰에 임하던 그는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미소를 지었다.

‘젤다의 전설’을 플레이하면서 울던 아들의 모습에 “우리 게임에도 감동과 재미를 담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는 배 총괄 프로듀서는 “딱 저희 가족이 4인인데 제 아들이 저한테 계속 레벨업을 하라고 한다. 함께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저한테도 큰 기쁨이자, 제가 제작자로서 갖는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유저들은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는 글로벌 유저 테스트를 통해 ‘쿠키런: 모험의 탑’에 담긴 개발진의 지향점을 미리 엿볼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유저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을 검증하고 2024년 상반기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