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연이은 사망사고 터져‥안전불감증 걸렸나?

 
[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포스코건설 정동화 부회장이 건설현장 내 미흡한 안전관리로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쓰레기 집하시설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13m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청라국제도시 57층 현장에서 포스코건설 직원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투신, 실족사, 자살 여부를 두고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두 사건 모두 공사현장에서 발생, 포스코건설이 안전관리에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가 해당 사건들을 추적해봤다.

충남 예산 현장서 공사 인부 13m에서 떨어져…‘안전모’만 착용
청라국제도시 57층 현장서 포스코건설 간부 숨진 채 발견 <왜> 

지난 13일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쓰레기 집하시설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높이 13m의 공사현장에서 추락사한 공사 인부는 당시 ‘안전모’ 하나만을 착용한 상태여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현장 안전관리에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경찰에 따르면 7일 오후 1시 50분쯤 충남 예산군 삽교읍 목리 내포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A씨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이날 음식물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공사현장 1층에서 철제 파이프 하역작업을 하던 중 고정 역할을 하던 나무를 치우려다 실족해 지하 2층으로 추락해 숨졌다고 밝혔다.

A씨는 안전모만 착용했을 뿐 안전띠나 안전고리, 안전화와 같은 기본 보호구는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안전관리 업무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건설공사 안전관리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시공사의 안전관리업무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건설공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사일정, 공사비, 품질 등 다른 공사목표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작업자 및 공사목적물의 안전에 관한 시공자의 적극적인 고려가 있다면, 안전사고를 예방 또는 저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현장에서 추락사한 A씨는 당시 안전모 하나만을 착용한 상태였다. 높이 13m의 경우 일반 아파트 한층(바닥에서 천정 기준) 2.5m를 기준으로 할 때 아파트 6층 높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아파트 5~6층 높이에서 추락사할 경우를 대비해 안전난간, 안전벨트, 안전망, 낙하물방지망 등을 설치하는데 만약, 이러한 시설이 설치됐을 경우 추락한다 하더라도 목숨까지 잃지는 않게 된다.

하지만 A씨의 경우 공사현장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추락했고 이 높이는 무려 13m라는 점에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안전시설이나 안전관리계획 등에 허술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전이 떨어진다고 해도 13m 높이의 경우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낙하방지망 등을 설치하는데, 사람이 추락해도 낙하방지망에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이 경우에는 안전관리를 위한 시설물 등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포스코건설이 안전관리에 소홀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고 나오는 결과에 따라 이를 처리할 예정”이라며 “포스코건설 또한 정확한 사건 경위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아직 추락사한 직원에 대해 산재처리는 하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쓰레기 집하시설 공사현장은 현재 사망자가 1인 인상 발생한 재해의 경우 중대재해 건설현장이 된다. 이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안전사고 처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포스코건설은 경찰과 노동부의 결과에 따라 추후 산재관련 보상을 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57층 건설 현장에서 직원 숨진 채 발견

지난달 30일에는 포스코건설 간부가 인천 청라국제도시 57층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31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5시50분경 인천 청라국제도시 57층 공사현장에서 포스코건설 직원이 숨져 있는 것을 직장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동료들과 1동 건물 57층의 청소 상태를 확인하고 헤어진 뒤 상가집에 가기 위해 일찍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평소 자살 징후가 없었다는 유족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건물 57층에서 추락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망 사건이 자살이나 실족사냐를 두고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음주운전 뺑소니 용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자살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 역시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다만 포스코건설 직원은 ‘임원’이 아닌 직원이며, 음주 뺑소니 사건과 관련된 것은 포스코건설 또한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포스코건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사망한 직원은 포스코건설 임원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임원은 아니어도 부장급의 간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 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에 적지 않은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연말을 앞두고 두 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공사현장에서 모두 일어난 이번 사고는 안전관리에 허술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시공을 맡은 건설현장에서 현장 인부가 추락사하는 사건과 더불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추락사인지 자살인지 모를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미흡이라는 건설사에게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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