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 인사지원실로 독립, 권역별 감독체계...실효성은 미지수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올해 채용비리로 곤혹을 치뤘던 금융감독원이 논란이 됐던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특히 인사팀을 인사지원실로 독립시키고 역할이 중복됐던 금융혁신국과 금융상황분석실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아직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14일 금감원은 ‘2018년 조직개편 방향’을 토대로 이달 말까지 세부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지난 2개월 여간 금감원은 전문 기관에 조직에 대한 평가를 맡기고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을 거친 결과다.

우선 문제가 됐던 총무국 내 인사팀을 인사지원실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그동안 사내 열린게시판에는 인사를 총괄하는 인사팀에 대한 불만과 폐지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부서의 통·폐합을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융혁신국과 금융상황분석실 등 기능이 중복되는 부서를 폐지한다. 또한 현재 IT·금융정보보호단 정보금융팀, 저축은행감독국 P2P대출감독대응반, 핀테크현장자문단 등 각 부서로 흩어져있는 핀테크 관련 조직을 ‘핀테크 지원실’로 묶기로 했다. 선임국장도 3명에서 2명으로 줄인다.

앞서 감사원은 “관리직원 수에 비해 직위 수가 매우 과다하다”며 “그 결과 조직의 업무 효율이 저하되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감독분담금이 증가해 금융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금감원 전체 312개 팀 가운데 팀원수가 4명 이하인 팀은 76.6%(239팀)에 달하며 팀 수가 3명 이하인 팀도 전체의 47.7%(138개)를 차지했다.

특히 영업행위 검사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동안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각 업권 별로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복합금융점포 등 영업행위의 교집합이 발생하는 등 각 업권을 별도 분리해 검사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은행·제2금융·증권·보험 등 권역별 조직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건전성과 영업행위 등 감독 목적을 또 다른 기준으로 삼는 매트릭스 개념이 추가된다.

각 업권 건전성 감독 파트는 은행 총괄 담당 부원장의 지시를 받고 영업행위 담당 검사 파트는 원승연 시장 담당 부원장의 지휘를 받는다. 매트릭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팀을 각 부원장 직속으로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역별 감독체계를 기반으로 한 탓에 기능별 감독체계가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소법 개정이나 감독체계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별 감독체계를 보완한 것이 얼마나 잘 작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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