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조규정 기자]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여성 임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4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정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80개 계열사 여성 임원(지난해 3분기 기준)의 학력 및 직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원 명단이 공개되는 30대 그룹 280개 기업 중 여성 임원이 재직 중인 곳은 27.1%(76곳)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은 외부 영입 인사가 110명(62.1%)으로 자사 출신(53명, 29.9%)보다 배 이상 많았다. 대주주 일가 14명은 자사·외부 구분을 하지 않았다.

미래에셋(4명)과 OCI(3명), 코오롱(3명), 동부(1명)는 여성 임원 전원이 외부 영업 인사였고 한화(7명 중 6명·85.7%), SK(12명 중 10명, 83.3%), 현대백화점·현대자동차(각 6명 중 5명·83.3%), 롯데(5명 중 4명·80%) 등이 80% 이상으로 높았다.

반대로 자사 출신 비중은 LG그룹이 13명 중 8명(61.5%)로 가장 높았고 포스코·GS·금호아시아나(각 2명 중 1명·50%) 등도 50%를 넘었다.

신세계는 여직원 비중이 62.3%로 30대 그룹 중 가장 높았지만 자사 출신 여성 임원 비중은 14.3%(7명 중 1명)로 외부 영입으로 100%를 채운 그룹을 제외하면 꼴찌다.

직군별로는 영업마케팅이 48명(27.1%)으로 가장 많았고 상품개발·생산 등 기술부문이 34명(19.2%), 경영·사업부 등 기획부문이 32명(18.1%)이었다. 이 외에 연구원(22명, 12.4%)과 지원(11명, 6.2%), 인사(9명, 5.1%) 순이었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여성 임원은 65명으로 학력을 공개한 168명 중 38.7%를 차지했다.

평균 나이는 48.9세였고 효성이 55.4세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세계(54.1세), 금호아시아나(53세)와 CJ(51.2세), KT·포스코(각 51세), 현대백화점(50.8세) 순으로 많았다.

이와 함께 30대 그룹 여성 임원 10명 중 4명은 이화여대·서울대·연세대(이하 이·서·연) 졸업자이고 3명 중 2명은 외부에서 스카웃 해온 인사로 조사됐다.

직군은 ‘마케팅’이 27.1%로 가장 많았으며 여성임원은 전체 임원의 2.1%였다.

30대 그룹 여성 임원 수는 177명이었고 이중 학력을 공개한 168명(94.9%) 중 26명(15.5%)이 이화여대 출신으로 가장 많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은 모녀가 이대 동문이다. 이어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정애 LG생활건강 전무와 30대 그룹 내 최고령 여성 임원인 손복남 CJ제일제당 고문 등이 이대 출신 여성임원 중 대표적 인물이다.

서울대가 25명(14.9%), 연세대가 21명(12.5%)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대 출신은 이미경 CJ 부회장을 비롯해 민희경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 등이 있다.

연세대 출신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전무 등이다.

이화여대와 서울대, 연세대 등 ‘이·서·연’ 출신 임원은 총 72명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했다. 대주주 일가 15명을 제외해도 서울대(22명)·이화여대·연세대(각 20명)가 1~3위로 ‘이·서·연’의 큰 틀에는 변함이 없었다.

올해 승진한 여성 임원 중 ‘이·서·연’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48.1%로 더욱 높아졌다. 2015년 임원인사를 마친 삼성, 현대차, SK, LG 등 19개 그룹에서 별을 단 여성은 27명이고 이중 13명(연세대 6명, 이화여대 5명, 서울대 2명)이 ‘이·서·연’ 출신이었다.

‘이·서·연’에 이어 서강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8명(4.8%)과 6명(3.6%)으로 4, 5위에 올랐다. 반면 고려대 출신 여성 임원은 5명으로 전체의 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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