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코미디냐? 잊을만 하니 염장”

‘대파 875원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물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현장 점검을 나서면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을 부추기는 느낌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주최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양손에 대파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주최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양손에 대파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하나로마트 성남점’에서 “‘875원 대파’는 정부와 업계 등의 할인 지원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장 점검에 나선 송 장관은 “4250원에서 정부 납품단가 지원 2000원, 하나로마트 측 1000원, 여기에 농식품부 할인쿠폰 375원까지 붙여 875원이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로마트 측도 정부 납품단가 지원 및 마트 자체할인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을 최대 40∼50% 할인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 점검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도 동행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유통 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의 폭등과 관련, “사과 비축도 도입을 검토한다든지 비축 대상이나 품목, 물량을 신축적으로 해서 수급관리를 제대로 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과일 비축량에 대해 “현재까지는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며 “국내 과일과 경합하지 않는 수입 과일 상황을 점검하면서 최대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안정 자금 지원도 기간이나 금액은 제한 없이 시장·물가상황을 고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하고 추세적인 가격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주요국 대비 낮은 상황”이라며 “공급 충격이 사라지면 하반기에는 2%대 초중반으로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 키우는 정부, 시민들 “말도 안되는 소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하나로마트 성남점에서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하나로마트 성남점에서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수습책’은 논란만 키우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정부가 염장만 지른다”는 이야기가 난무하다.

포털에서 ‘담임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유통구조 개선 이야기한 지가 언제부터이냐”면서 “아직도 안 하고 있다가 이제야 한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동글동글’이라는 아이디의 시민도 “코미디냐”면서 “어제 마트에서 대한 한 단 4500원에 구입했다”고 말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그럼 왜 거기만 875원이냐”면서 “다른 마트는 가격이 왜 그러냐. 잊을만 하니까 또 염장을 지른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민생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론을 이제야 느끼고 있는가”하며 “정부·여당은 그동안 무얼하다 이제서야 물가 해결하겠다 쇼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여당에 등 돌린 민심은 ‘대파 875원’ 발언으로 드러난 대통령의 한가한 인식, ‘사과값은 이제 내렸다’며 자랑질하는 대통령실의 뻔뻔한 사고방식에 더욱 분노할 뿐이다”고도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합작한 ‘민생 직무 유기’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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