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정기 주총 개최
이커머스 등 신사업 대신 유통 본업 집중
식품업계 주총, 신사업 추가 양상 커

(사진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국내 주요 유통업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개막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기존과는 다르게 이커머스,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 건이 대거 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면서 유통업 본연의 경쟁력이 강조되는 모습이다. 반면 식품업계는 이번 주총서 신사업을 대거 추가하며 변화양상이 크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빅3’로 불리는 롯데쇼핑(롯데),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의 주총이 오는 21일부터 열린다.

먼저 신세계가 가장 빠른 21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신세계는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신세계 지원본부장과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신세계센트럴시티 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장, 신세계 기획본부장과 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사외이사로는 최난설헌 금융위원회 법률자문위원을 재선임한다.

이마트는 오는 28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주총을 연다. 이마트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겸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2016년 신세계 전략실 관리총괄,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거쳐 지난해부터는 ‘이마트 오프라인 3사’인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수장을 맡고 있다. 임 대표는 신세계 전략실 출신으로 2021년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지난해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맡았다. 두 인물 모두 신세계 내에서 재무통이자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특히 신세계와 이마트 주총에서는 최근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이번 주총 안건에서는 해당 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로 합류하게 되며 회사의 실적과 의사 결정을 주도하게 된다. 오너가의 등기이사 선임이 ‘책임 경영’으로 풀이되 이유다.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오는 26일 서울 영등포 롯데마트맥스에서 주총을 연다.

이번 주총에서는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사장, 장호주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표결한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오는 2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주총을 연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와 함께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권평오 전 코트라 사장과 이경춘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대표변호사, 김해경 전 KB신용정보 대표이사 사장,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 교수를 재선임한다.

롯데는 신규 사업의 대대적인 정관 변경이 이번 주총에서 추진되지는 않는다. 대신 이번 주총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초실감형 메타버스를 선보인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세계 IT 전시회 ‘CES 2024’에서 체험하며 관심을 쏟았던 ‘칼리버스’도 국내에서 공개한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 주총을 연다. 사내이사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재선임하고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와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 선임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만 하더라도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 여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신사업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밀가루 매대.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밀가루 매대.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와는 달리 식품업계는 신사업 추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0일 주총에서 ‘식품용 액화탄산가스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식품용 액화탄산가스 제조업 군산공장에서 탄산음료나 주류를 제조할 때 쓰이는 ‘식품용 액화탄산가스’를 제조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21일 주총에서 ‘연구개발업 및 연구용업제공업’을 추가한다. 식품관련 연구개발을 더욱 힘주기 위해서다.

대상은 오는 22일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한다. 오뚜기는 오는 26일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가한다. 자체 보유한 태양광 시설의 전력 중 사용하고 남는 것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CJ프레시웨이는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화물 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하림지주도 오는 28일 주총에서 통신판매 중개업, 전자상거래업,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의 개발과 용역 제공 사업, 농·수·축·임산물 대리점업, 프랜차이즈 및 체인점 관련 서비스업 등을 신사업 목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최근 하림이 사업 확대를 천명하고 있어 이를 위한 사업목적 추가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식품업계가 대체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신사업을 펼칠 여유가 생겼다”며 “반면 ‘유통 빅3’ 등은 실적이 하락해 변화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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