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낮은 자세로 신중·성숙한 모습 보이겠다” 사과문 게재
박용진 “재심 절차는 경선 절차...합리와 상식에 근거해 결정되길”

여야가 ‘막말’로 논란이 된 후보들의 공천을 취소하며 ‘막말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아직 ‘막말’ 논란있는 후보들의 공천을 유지하는가하면, 민주당은 경선을 치른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정하면서 ‘불씨’는 남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장예찬 후보(맨 왼쪽) 등 부산지역 총선 후보들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장예찬 후보(맨 왼쪽) 등 부산지역 총선 후보들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전라도 광주를 방문해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 입주업체 간담회후 기자들과 만나 “도태우 후보가 5·18에 관한 과거 입장이 잘못됐단 것을 인정하고 5·18 헌법전문 수록과 5·18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다”며 “그 정도 반성한다면 과거 특정시기에 잘못된 입장을 가졌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회 판단은 그 이후에 다른 사안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하게 되면 당 입장에서는 공천 유지가 어렵지 않은가 생각한 것 같고, 저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 위원장은 논란이 되는 장예찬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발언 경위나 공직에 있었는지 등 종합적으로 봐야 하 것 같다”며 “제가 지금 거기에 판단하지 않겠다”며 회피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과거 SNS 발언이 공관위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평가 민주당에 대해서도 해보라”며 “공천 관리를 하다 보면 그런 문제를 제대로 점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사검증하는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민주당에 적용해줬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 내용이나 문제 지점,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에 대한 후보의 입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며 “사과문 내용과 후보 태도, 입장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 장예찬, “낮은 자세로 신중·성숙한 모습 보이겠다” 사과문 게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장예찬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 후보는 15일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발언을 두고 지난 12일에 이어 두 번째 사과문을 올리며, 정치권 일각에서 촉구하는 후보직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대부분 이전에 삭제한 것이지만 캡처된 사진이 남아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방송 등의 공적 활동을 하기 전이고, 지금과 달리 소수의 친구들만 있던 사적 공간이라 치기 어린 표현들을 가볍게 남겼다”며 “정치와 사회에 대해 불만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20대였으나 정제된 표현으로 자신을 다듬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보면 20대 초중반 시절의 제 언행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며 “아무리 어렸을 때라도 더 신중하고 성숙했으면 어땠을까 10번 100번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다. 하지만 방송 활동을 시작하고는 생각과 발언을 정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 제가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봉사를 하게 되더라도 철없는 20대 시절을 거울삼아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신중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일자 인터넷에서는 ‘장예찬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라는 노션(Notion) 인터넷 페이지가 생기며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청년 보수 논객으로 활동한 장 후보는 ‘공적 활동을 하기 전에만 치기 어린 표현들을 가볍게 남겼다’는 주장과 달리, 2015년 4월 22일부터 2016년 12월 13일까지 ‘묘재’라는 필명으로 웹소설 ‘강남화타’를 집필하며 여성 연예인들을 성적 대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후보의 소설 ‘강남화타’는 전생을 깨달은 한의사가 연예인들을 치료하며 이름을 떨친다는 판타지 웹소설로, 등장인물 중 ‘김해수’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글래머 스타’, ‘팜므파탈’ 등의 수식어로 배우 김혜수를 연상시킨다. 이 등장인물 ‘김해수’는 소설에서 주인공의 ‘방중술’을 통해 가슴 부위의 병을 치료받고 이후로는 주인공과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온다. 이 외에도 가수 아이유의 실명인 ‘이지은’을 등장시켜 주인공과 입맞춤(키스·Kiss)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이에 대해 장 후보는 지난 2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판타지 소설 속 내용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하면 작가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나는 웹소설과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 서울 강북을 박용진 “재심 절차는 경선 절차...합리와 상식에 근거해 결정되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2일 공천심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2일 공천심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등으로 막말 논란이 된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며 ‘막말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섰다. 다만, 정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른 박용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주장과 달리 박 의원을 포함한 다른 후보에게도 가능성을 열어두며 전략공천할 계획임이라고 밝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후보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직 전략공관위에서 판단할지 지도부에서 판단할지는 결정돼있지 않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지도부에서 판단할지 전략공천위에서 판단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용진 의원은 안규백 의원의 ‘제3의 인물로 전략공천이 원칙’이란 입장과 박성준 의원의 ‘절차에 문제가 없고, 경선 절차가 끝났다’는 입장에 대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 제104조 제1항을 근거로 “현재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위는 오늘밤 9시에 열릴 예정으로 알고 있다. 재심 절차도 경선 절차의 일부”라며 “강북을 경선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봉주 후보의 막말은 선거경선 이후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며 “당의 적격심사과정, 공천관리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하는 일임에도 이제야 문제가 느러나서 경선 도중에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후보자선정과 경선절차에 굉장히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정봉주 후보 공천은 최고위 정식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아 확정되지 않은 점 ▲당규 제10호의 전략선거구 선정심사기준에 따라 서울 강북을은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며 “선례에 따라 합리와 상식에 근거해 이번 일이 공정하게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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