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15% EB발행, 단기차입금 300억원 육박
부채규모·이자비용 급증...상환 가능성 '눈길'

에코앤드림 CI.
에코앤드림 CI.

지난해 적자 전환으로 자금난에 빠진 에코앤드림이 초고금리 자금조달을 단행한다. 단기차입금 증가에 더해 연이율 15%의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섰다.

높은 이자비용을 대가로 당장 급한 불을 껐지만, 영업 적자 흐름 속에서 재무상황의 근본적인 개선 및 적절한 부채 상환이 가능할지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코앤드림은 전일(5일) 13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공시했다.

EB는 자금조달에 대한 대가로 만기까지의 이자에 더해 원금에 상응하는 규모의 회사 주식을 원금회수 대신 선택할 수 있도록 교환권을 제공하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처럼 신주를 발행하지 않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대가로 제공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자금조달 방식이다.

이번 에코앤드림의 EB 계약에선 초고금리 수준인 15%의 연 이자율이 책정되기도 했다. 1년 만기로 복리 누적까지는 되지 않지만, 시장의 평균적인 대출금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계약 조건이 사측에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결정된 데엔 에코앤드림의 실적 및 재무상황이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앤드림은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꾸준히 영업 및 당기순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들어 연결 기준 매출 515억원, 영업손실 30억원,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에코앤드림 측은 “공장시설 초기가동에 따른 매출원가 및 비용이 증가했으며,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순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업계에선 에코앤드림이 당면한 핵심 문제를 현금부족으로 보고 있다. 에코앤드림의 작년 3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160억원으로 나타났다.전년 동기(220억원) 대비 60억원가량 축소됐다.

다만, 지난 수년간 흑자를 유지해온 만큼 회사의 근본적인 재무건전성 및 계속사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됐다기 보다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급전마련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면, 이번 자금조달의 여파가 그리 가볍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에코앤드림은 이번 EB발행에 앞서 200억원 규모의 금융기관 단기차입금을 단행했다. 기존 단기차입금 95억원에 더해 무려 300억원에 달하는 단기부채가 누적됐다. 이어 자사주를 대가로 15% 금리의 EB발행까지 극단적 자금조달에 나선 모양새다. 시장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속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아졌다.

회사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단기부채의 상환 가능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자금난 해소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에코앤드림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 사업연도의 실적을 모두 합해도 영업이익 합계가 약 260억원 수준에 그친다. 올해 극적인 흑자전환 등 현금창출이 어려울 경우 당장 고금리 EB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투입해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장의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운영자금이 마른 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며 단기자금 조달에 나섰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구조가 급변해 경쟁력이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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