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출 호조에 지난해 영업익 59% 상승
소규모 유연성 확보…에이지투웨니스 인지도↑

애경산업의 디오리진 에센스 팩트 제품.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의 디오리진 에센스 팩트 제품. 사진=애경산업.

국내 뷰티업계가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실적 하락에 직면했다. 그러나 애경산업이 높은 중국 의존도에도 불구하고 유연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6689억원으로 전년(2022년)보다 9.6% 늘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619억원으로 전년(391억원)보다 58.7% 올랐다. 이는 뷰티 시장 호황기이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 2019년 영업이익(609억원)을 넘어설 정도다.

뷰티 부문이 애경산업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군의 지난해 연매출 2513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27.8% 늘어난 것이다.

애경산업은 전체매출에서 비누와 샴푸 등 생활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화장품이 40% 안팎을 차지하는 회사다. 이러한 애경산업의 호실적은 ‘뷰티 빅2’의 부진과 비교해 더욱 주목받는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487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조213억원, 영업이익은 152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4.1% 감소했다.

뷰티 빅2의 부진은 중국향 채널 매출의 하락의 영향이 컸다. 양사는 중국 내 자국 소비 성향(궈차오) 강세와 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중국 매출이 크게 저하됐다고 입모아 설명하고 있다. 중국향 채널 매출의 약세와 맞물려 양사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 새로운 매출처 발굴에 집중할 정도다.

다만 애경산업의 뷰티 사업도 타사처럼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중국 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가운데에서도 애경산업만큼은 실적이 도리어 향상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애경산업의 뷰티사업이 호조를 이어가는 이유를 크게 3가지를 꼽는다. 채널 다각화와 신제품 출시, 타사보다 낮은 단일 플랫폼 의존도다.

뷰티업계는 당초 홈쇼핑채널과 단일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이커머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대되면서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채널 확대과 CJ올리브영 등 복합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늘렸다.

여기에 중저가 뷰티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와 LUNA(루나) 등의 신제품이 연일 성공했다. 또 에이지투웨니스 등의 럭셔리 라인을 추가로 내면서 브랜드 자체의 명성을 높이고 인지도를 강화했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가 중국 인기 남성 배우인 '진철원(陈哲远)'을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가 중국 인기 남성 배우인 '진철원(陈哲远)'을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은 동시에 팬덤층을 형성하는 현지 유명인이나 왕홍(중국의 SNS스타)을 활용한 브랜드 입지 확보 전략도 펴고 있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중국 내 현지 인기 남성 배우인 ‘진철원’을 에이지투웨니스의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 강화에 나섰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인기 모델인 ‘응우옌 툭 투이 티엔’을 활용했다.

이와 함께 타사와 비교해 중국 내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활용할 수 있었다. 중국 내 쇼핑 대목인 광군제 등에서 뷰티업체들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소모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특정 쇼핑몰이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쓰인 비용 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더우인, 콰이쇼우 등 채널 다변화 전략에 집중했다”면서 “타사가 면세점 매출을 이끄는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수수료 문제가 커진 반면 자사는 그러한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즉 애경산업은 타사와 비교해 매출처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다만 애경산업의 절대적인 실적 규모 자체가 ‘뷰티 빅2’에 비견할 정도는 아니다. 

이에 애경산업은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미주지역과 유럽 등으로 수출국가를 다변화하는 타사의 전략도 비슷하게 펼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디지털 중심 성장, 글로벌 시장 공략,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는 성과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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